스웨덴, EU에 수입 금지 요청…미국 "국제 무역 규정 위반"

유럽연합(EU)이 북미 바다에 서식하는 바닷가재 종인 '아메리칸 랍스터' 수입 금지를 검토하자 미국과 캐나다가 이에 반발하면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와 AP 통신에 따르면 스웨덴은 지난 8년간 자국 바다에서 아메리칸 랍스터 32마리가 발견됐다면서 살아 있는 이 외래종의 수입을 금지해 달라고 EU에 요청했다.

이전에도 노르웨이, 덴마크, 노르웨이, 아일랜드, 영국 등 유럽 각국에서 아메리칸 랍스터가 바다에서 발견돼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수입 금지까지 요구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스웨덴의 요청에 따라 EU 전문위원회는 이달 말께 회의를 열어 이 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스웨덴은 아메리칸 랍스터가 토종인 '유러피언 랍스터'에 "대단히 높은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사 롬손 스웨덴 기후환경장관은 미국 매체 보스턴 글로브에 보낸 성명에서 이 북미 종이 유럽 종과 만나 잡종을 만들어 퍼뜨리면 상대적으로 더 작고 약한 유럽 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미 종은 병과 기생충을 옮겨 와 유럽 종에 퍼뜨려 매우 높은 치사율을 야기할 수 있다"며 "한데서 서식지와 음식을 놓고 경쟁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스웨덴 해양수산관리국 웹사이트는 북미 종이 갑각에 생기는 세균성 질병 등을 퍼뜨릴 수 있고 스웨덴 바다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는 기생충을 옮겨와 바닷가재 알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 과학자들은 이런 주장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메인대학 바닷가재연구소의 로버트 베이어 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스웨덴이 거론한 세균성 병은 최소 10년간 발생하지 않았으며 기생충은 대단히 드물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국 상무부 산하 해양대기관리국(NOAA)의 에일린 소벡 어업 담당 부국장이 EU에 편지를 보내 미국과 캐나다가 스웨덴의 요청이 국제 무역 규정을 위반하는 것일 수 있다면서 대단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으로 연간 2억 달러(약 2천300억원) 규모로 바닷가재를 수출하는 미국과 캐나다의 어민들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 업계는 스웨덴의 이번 제안에 자국 업계를 보호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스웨덴 당국은 스웨덴 어민들에게 랍스터는 대단한 수익을 안겨주지는 않는다면서 "전적으로 환경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