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언론인클럽-백악관출입기자단 등 일제히 비판

미국 언론이 1일(현지시간) 자신들을 공개적으로 비하하고 조롱하는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향해 대반격을 하고 나섰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에 따르면 미국언론인클럽(NPC)의 토머스 버 회장은 성명에서 "트럼프가 '자유 언론'에 대해 오해하고 또 그저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언론이 본연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공격하는 후보가 있다면 그게 누구더라도 그 사람은 '엉뚱한 나라'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민주 국가 미국에서는 언론을 자유를 제한하는 식으로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언급이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의 캐롤 리 간사는 트럼프가 언론의 자유 및 취재를 제한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다.

리 간사는 "내년 1월에 누가 백악관의 주인이 될지 우리는 모른다"면서 "그러나 대선 캠페인은 자유 언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고, 우리 백악관 출입기자단은 올가을 (대선 이후 꾸려질) 정권 인수위를 거쳐 내년 차기 정부에서도 그 권리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NN 방송의 여성 앵커 겸 기자인 다나 배시는 이날 방송에서 전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이 트럼프의 '참전용사를 위한 600만 달러 모금' 주장 진위 논란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을 옹호하면서 "지도자들에게 질문하는 것은 우리의 직무로, 이는 자유 언론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자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언론의 자유와 책임)이 바로 우리가 북한이나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이라고 역설했다.

배시는 이어 "트럼프가 왜 그렇게 나오는지 우리 모두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그러나 트럼프는 이 특별한 사안(참전용사를 위한 600만달러 모금 논란)에 대해 질문을 받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하는 그런 인물이다.

어제 기자회견에서 언론은 언론의 직무를 잘 수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을 취재하는 다른 언론사의 정치담당 기자들도 트위터에 배시를 응원하는 글을 올림으로써 트럼프 반격 대열에 동참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도한 기자들을 향해 '인간쓰레기', '3류 기자'라는 등의 막말을 거침없이 퍼부었고, 폭스 뉴스의 여성 앵커 메긴 켈리를 향해서는 지속적으로 '빔보'(bimbo·섹시한 외모에 멍청한 여자를 깎아내리는 비속어)라고 비하해왔다.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참전용사 후원금 관련 질문을 하는 기자들을 싸잡아 "부정직한 언론이다",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특히 "정치담당 기자들은 그동안 내가 만나 본 사람들 중 가장 부정직한 집단에 속한다"고 주장하면서 ABC 방송 기자를 향해서는 "여기 있는 이 추잡한 녀석, 내 책에도 그렇게 나오는데 당신은 추잡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사실 관계를 잘 알기 때문"이라며 인신공격을 하기도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