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 종목 위주로 쓸어담아…2위 네이버·3위 삼성전자

올 2분기(4~6월)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원 넘는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은 실적 개선 종목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부터 이달 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천87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 러브콜을 가장 많이 받은 종목은 포스코(POSCO)였다.

외국인은 이 종목을 3천284억원어치 사들였다.

철강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던 포스코는 올 1분기 실적으로 시장 기대치 이상의 성적표를 내놨다.

포스코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93.7% 늘어난 6천598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도 전분기보다 2.9%포인트 오른 5.3%를 기록했다.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며 포스코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외국인은 포스코 다음으로 네이버(NAVER·2천455억원) 주식을 많이 담았다.

네이버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천56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1% 늘었다.

이밖에 외국인은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한 삼성전자(2천125억원)도 2천억원 넘게 사들였다.

순매수 상위 10위 가운데 시장 기대치를 밑돈 실적은 낸 기업은 삼성SDI(1천988억원)가 유일했다.

한편 외국인이 2분기 들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우로, 1천524억원어치가 순매도됐다.

그다음이 삼성물산(-1천230억원), SK하이닉스(-828억원), 삼성전기(-752억원), LG디스플레이(-696억원), 기아차(-478억원), S&T모티브(-389억원) 순이었다.

2분기에 외국인이 지속적인 순매수로 코스피를 떠받쳤지만 이 모멘텀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국제유가 반등과 중국 불안 진정,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 등 외국인의 순매수를 이끈 요인들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줄거나 순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신흥국 전체적으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주춤한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외국인의 관망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환율시장에서 미국의 통화정책과 한국 금리정책에 대한 관망국면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도 최근 2∼3개월의 적극적인 모습과는 달리 다소 소강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지면서 4월까지 안도 랠리를 주도한 외국인 수급 모멘텀이 코스피 하락 변동성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올 2분기 이후 외국인 순매수 상위 5종목(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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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목명 │ 누적순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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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OSCO │ 3,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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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NAVER │ 2,455│
├──┼──────┼────────┤
│ 3 │삼성전자 │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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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삼성SDI │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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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우리은행 │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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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2분기 이후 외국인 순매도 상위 5종목(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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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목명 │ 누적순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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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삼성전자우 │ -1,524│
├──┼──────┼────────┤
│ 2 │삼성물산 │ -1,230│
├──┼──────┼────────┤
│ 3 │SK하이닉스 │ -828│
├──┼──────┼────────┤
│ 4 │삼성전기 │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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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LG디스플레이│ -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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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거래소)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