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때문에…80년 만에 택시요금 체계 바꾸는 일본
일본 도쿄의 택시업계가 고령화로 늘어난 노인 승객을 배려하기 위해 80년 만에 택시요금 체계를 바꾼다. 택시 기본요금과 기본요금에 가산되는 요금을 낮추기로 했다.

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의 대형 택시업체인 일본교통은 택시요금을 1.059㎞(기본요금 거리)까지 410엔, 이후 237m마다 80엔씩 더하는 요금체계 변경을 이날 국토교통성에 신청했다. 신청 대상 지역은 도쿄 23구와 인접한 도쿄도 무사시노시, 미타카시 등이다.

일본교통은 현재 최초 2㎞ 운행까지 730엔을 받고 이후 235m당 90엔씩 요금을 가산하고 있다. 승객은 기본요금 구간인 2㎞ 내에선 탑승한 거리와 상관없이 730엔을 내야 한다. 요금체계가 바뀌면 1㎞를 가는 승객은 요금이 320엔(44%) 싸진다. 도쿄에서 기본요금 적용 거리를 변경하는 것은 1936년 기본요금 거리를 2㎞로 정한 이후 80년 만이다.

도쿄 내 법인택시는 약 2만8000대며 이 가운데 일본교통 소속 택시는 약 1450대다. 3개월 이내 일본교통과 같은 지역에서 영업하는 다른 택시회사들이 비슷한 요금체계 변경을 신청해 전체 운영 대수의 70%에 도달하면 국토교통성이 심사해 가격을 결정한다. 일본교통을 포함한 도쿄 내 일부 택시업체는 올여름께 기본요금을 내리는 실증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그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전면 시행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국토교통성은 노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택시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택시업계에 요금체계 변경을 요구해왔다. 내년 4월 소비세율 인상으로 택시 기본요금이 오르면 승객이 떨어져 나갈 것을 우려해 미리 요금을 인하하려는 택시업계의 계산도 깔려 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