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공군 제19전투비행단 소속…야산에 떨어져 민가 피해 없어
2년 6개월만에 공군 전투기 추락…공군, 비행사고대책본부 구성


우리 공군의 F-16D 전투기가 30일 오후 비행 도중 경북 청송 지역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군은 이날 "오후 4시 6분께 경북 영덕 인근 상공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F-16D 항공기가 추락했다"며 "조종사 2명은 비상 탈출해 무사하다"고 밝혔다.

이 전투기는 경북 청송군 부남면의 야산에 추락했으며 전투기 추락으로 인한 민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종사 2명은 추락 도중 사출(ejection) 방식으로 비상 탈출했으며 무사히 산에서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헬기로 항공우주의료원으로 옮겨져 진찰을 받은 결과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추락한 F-16D 전투기는 충북 충주에 있는 공군 제19전투비행단 소속으로, 공대지 공격훈련을 하던 중 엔진 정지 현상을 보여 추락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조종사들은 엔진 재시동을 시도했으나 엔진이 작동하지 않자 전투기가 야산을 향해 비행하도록 방향을 잡은 다음 비상 탈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전투기가 추락한 야산에 화재가 발생해 산불이 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방 헬기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추락한 전투기는 폭탄과 같은 무기를 장착하지는 않았지만 연료통 등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어 소방당국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사고 직후 공군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행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경위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KF-16을 포함한 F-16 계열 전투기의 비행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공군 관계자는 "F-16D 전투기가 추락했기 때문에 F-16 계열 전투기의 일제 점검을 통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 공군의 항공기가 추락한 것은 2013년 9월 26일 F-5E 전투기 추락사고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F-16D 전투기는 공군이 차세대 전투기사업(KFP)에 착수하기 전인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서 도입했다.

이번에 추락한 F-16D는 '피스 브리지'로 불리는 우리 군 전력증강 사업에 따라 도입된 기종이다.

전장 15m, 기폭 10m인 이 전투기는 최대 이륙중량과 무장적재량이 각각 1만9천187㎏, 6천895㎏에 달하며 마하 2.0 이상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

주요 무장은 AIM-9 사이드와인더 공대공미사일, AGM-65 매브릭 공대지미사일이며 20mm 기관총 1문을 장착하고 있다.

현재 우리 공군은 이번에 추락한 전투기를 빼면 7대의 F-16D를 운용 중이다.

한편, 사고 직후 일각에서는 이 전투기가 1999년 '맹물 전투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공군 예천기지 소속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맹물 전투기 추락사고는 1999년 9월 항공유가 아닌 맹물을 연료통에 주입한 공군 F-5F 전투기가 예천기지에서 이륙한 직후 야산에 추락한 사고를 가리킨다.

이 사고로 조종사 1명이 사망하고 다른 1명은 중상을 당했다.

(서울·청송연합뉴스) 김귀근 손대성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