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명가 자존심 회복 관심

LG전자가 31일 출시하는 전략 스마트폰 G5의 국내 출고가를 경쟁작 갤럭시S7과 똑같이 책정한 것은 자신감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언론과 전문가들의 호평 속에 소비자들도 관심이 높은 상황이어서 라이벌 삼성 갤럭시S7과 맞붙을만 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G5(내부 메모리 32GB)의 국내 출시 가격은 83만6천원으로 지난 10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7(32GB)과 천원 단위까지 같다.

국내 양대 제조사의 대표 프리미엄폰 출고가가 같게 책정된 건 3년 만이다.

2013년 LG전자는 G2를 95만4천800원에 내놨다.

앞서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4와 같은 가격이었다.

이후 G3와 G4 때는 각각 갤럭시S5, 갤럭시S6보다 2만원~3만원 가량 출고가를 낮추는 전략을 펼쳤다.

작년 10월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폰 갤럭시노트의 대항마로 내놓은 V10은 출고가가 갤럭시노트5(89만9천800원) 보다 10만원이나 낮았다.

그러나 이번 G5는 사정이 달랐다.

업계에선 G5의 출고가가 동급의 갤럭시S7보다는 다소 높은 80만원대 중후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메탈 디자인에 최첨단 성능은 물론이고, 세계 최초로 특수 모듈(부품)을 끼워 쓸 수 있는 구조로 만든 탓에 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어서였다.

물론 전작 G4(82만5천원)보다 1만1천원 올라가기는 했지만, LG전자는 결국 갤럭시S7과 같은 83만6천원에 출고가를 맞추는 전략을 택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점 중저가 보급형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프리미엄폰 출고가가 해가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 역시 무시할 수 없었는데 그 타협점이 바로 '갤럭시S7'이었던 셈이다.

갤럭시S7이 20일 앞서 출시돼 선점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출고가를 아예 더 낮추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더 싸게 내놨다간 오히려 '갤럭시S7보다 품질이 떨어져서'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어 거둬들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로선 제 살 깎듯 G5 출고가를 낮췄을 것"이라면서 "갤럭시S7과 같은 출고가 전략이 과연 '신의 한 수'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제조사 대표 모델의 가격이 결국 3년 만에 똑같아지는 진풍경이 연출됐지만, 소비자로선 더 중요한 게 이동통신사가 주는 보조금(공시 지원금)이다.

31일 오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밝힐 공시 지원금 규모에 따라 G5의 실구매가는 갤럭시S7보다 높아질 수도, 반대로 낮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S7(32GB)의 최저 실구매가는 현재 월 10만원대 요금제 선택 시 50만원대 초중반이다.

6만원대 요금제를 고르면 60만원대 중후반으로 올라간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