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를 겪는 현대상선에 대해 채권단이 자율협약에 나섰다.

이에 현대상선의 채무재조정을 위한 지원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사채권자집회에서 회사채 1200억원의 만기 연장이 불발돼 이해당사자 전체의 양보를 얻어내는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현대상선 채권단은 현대상선에 대한 조건부 자율협약을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채권단은 22일 실무자 회의에서 안건을 올리고, 29일까지 채권단 100%의 동의를 받으면 자율협약 개시를 의결하게 된다.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채권단은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3개월간 유예하고,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재조정 방안을 수립하게 된다.

현대상선은 2013년 이후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등의 자구계획을 실행해 왔으나 해운 시황의 침체와 손실의 장기간 누적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다.

그동안 채권단은 현대상선이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에 합의하고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의 만기 연장을 받는 등 이해 당사자들의 양보를 얻어낸다면 출자전환 등을 통해 정상화를 돕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지난달부터 해외 선주사들과 용선료 협상을 진행하고, 17일 사채권자 집회를 개최해 내달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1200억원의 3개월간 만기 연장을 추진해 왔다.

용선료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임에도 채권단이 자율협약을 추진, 현대상선에 대한 지원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번에 추진되는 자율협약은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를 포함한 모든 채권자의 공평한 채무재조정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무산되면 자율협약도 종료된다.

이날 회사채 만기 연장을 위해 열린 현대상선의 사채권자 집회는 부결됐으나,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의 정상화를 추진하는 데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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