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인천 영종도에 카지노 복합리조트 건설을 추가 허용한 영향으로 이 지역 부동산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자 발표에 발맞춰 건설사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아파트와 아파트 용지 분양을 본격화한다. 김능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상주 거주자와 관광객이 늘면서 주택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길게 보고 투자하는 이들이 분양에 관심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7년 만에 신규 분양 재개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건설회사들이 3월 인천 영종도에서 7년 만에 아파트 분양을 재개한다. 이달 GS건설과 대림산업이 각각 1034가구와 577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영종도에선 2009년 10월 8800가구의 아파트가 동시 분양으로 공급됐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대규모 미분양·계약 해지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나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자 선정이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영종도에선 이미 공항 파라다이스·세가사미와 리포앤드시저스(LOCZ)가 카지노 리조트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6일 ‘인스파이어IR’을 영종도 제2국제업무지구의 카지노 복합리조트 신규 사업자로 선정했다. 인스파이어IR은 미국 복합리조트업체인 모히건 선과 KCC가 공동 출자해 세운 법인이다.

김민종 GS건설 마케팅팀장은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영종도에 집중되면서 관광객 유치 등의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 전망을 밝게 보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영종도에는 중견건설업체인 동원개발 유승종합건설 화성산업 등도 아파트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이르면 상반기 아파트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항공 종사자 등 자체 수요자와 임대 수요가 늘어 사업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복합리조트 등 개발 재료 다양

하늘도시 한라비발디, 우미린, 영종자이 등의 기존 아파트 미분양 물량도 거의 다 팔리거나 전세로 주인을 찾았다. BMW드라이빙센터를 비롯해 보잉항공훈련센터, 항공기엔진정비센터, 스테츠칩팩코리아 등이 속속 완공되면서 지역 주거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배민영 영종하늘도시공인 대표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공사 등 영종도 곳곳에서 대규모 사업이 벌어지면서 건설 관련 회사 관계자의 수요가 많이 늘어 임대시장도 활발하다”고 전했다.

LH는 아파트 용지 판매를 재개한다. 오는 4월 두 필지의 아파트 용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LH 영종사업단 관계자는 “지난 23일 열린 토지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주요 건설사들이 영종도 토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개별 상업시설과 토지에 대한 관심도 살아나고 있다. 분양형 호텔에 대한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영종와이공인 관계자는 “과거 영종도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잇따라 무산된 전례가 있어 투자자들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최근 파라다이스리조트시티 공사가 시작되자 토지 문의가 들어오고 시세도 약간 올랐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