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29일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한국 수출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수출업계에서는 "금리 인하 폭이 작아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0.1%로 채택해 민간은행이 일본은행에 예치하는 자금에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결정했다. 지금까지는 민간은행의 예금에 대해 연 0.1%의 이자를 지급했다.

이는 엔화 약세 기조를 강화하면서 내수 소비를 활성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인하 규모가 작기 때문에 엔저 기조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은지 코트라(KOTRA) 전문위원은 "우리 수출 기업에 당장 큰 영향이 미칠 것 같지는 않다"며 "다만 이날 결정은 일본 정부가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빛나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차장은 "당장 환율이 움직이거나 일본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은 크지 않을 듯하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엔화 약세 현상이 강화된다면 환율에 민감한 중소기업과 해외 시장에서 일본 업체와 경쟁하는 분야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 기조가 강화되면 일본 제품의 달러 표시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으므로 해외에서 한국상품 판매에 불리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자업계는 제품 경쟁력에 따라 영향이 차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TV의 경우 한국업체들이 이미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한데다 생활가전에서도 일본업체들은 한국과 미국, 유럽업체에 밀려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인 만큼 엔저만으로 성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엔저로 여력을 되찾은 일본 전자업체들이 중장기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신제품 품질을 대폭 향상하거나 신규 상품군을 창출한다면 또 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유업계는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제품의 수출 비중이 최대 70%에 이르는 국내 정유사들과 달리 일본 정유사들은 주로 내수시장에 치중하고 있어 해외 시장에서 우리 정유사들의 경쟁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엔저 현상이 일본의 철강 수출 가격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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