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과 총선에서 참패하며 위기에 처한 대만 국민당의 주석 자리를 놓고 5명이나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26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지난 16일 총통선거 직후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대선후보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주석직을 사임한 가운데 당 안팎에서 자천타천으로 주석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당이 정권을 내주고 소수야당으로 추락했지만 앞으로 주석으로서 당내 분위기를 일신하고 지지층의 재결집을 끌어내는데 성공한다면 4년 후 다시 대권을 바라보기가 용이해진다.

대만 최초 여성총통이 되는 차이잉원(蔡英文) 당선인이 2008년 정권교체와 천수이볜(陳水扁) 부패 스캔들로 위기에 처한 민진당 주석직을 떠안고 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대선주자 반열에 오르게 됐던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가장 먼저 지난해 10월 총통후보직을 주 주석에게 양보하고 물러났던 여성 정치인 훙슈주(洪秀柱·67) 입법원(국회) 부원장이 '국민당의 차이잉원'을 노리고 지난 20일 주석경선 참여를 선언했다.

훙 전 부원장과 함께 우둔이(吳敦義·67) 부총통, 하오룽빈(<赤+우부방>龍斌·64) 전 타이베이시장, 후즈창(胡知强·67) 전 부주석이 주석 경선 참여가 유력한 인물들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우 부총통이 "이제는 중장년 세대가 맡아야 한다"며 경선 참여를 고사하고 나서자 이번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천쉐성(陳學聖·58) 입법위원이 주석경선 출사표를 던졌다.

천 입법위원은 "중간 세대가 더이상 침묵을 지키며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당은 바뀌어야 하며 잃어버린 목소리와 힘을 되찾아야 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대만의 최대 부호로 애플의 최대 부품공급업체인 폭스콘(富士康) 회장인 궈타이밍(郭台銘·66) 훙하이(鴻海)그룹 이사장을 국민당 주석으로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루쿤푸(盧崑福) 국민당 중앙위원은 최근 "궈 회장을 주석 경선에 참여시켜야 한다"며 "기업경영의 개념을 정당 운영에 반영하는 개혁을 통해서만이 국민당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당은 오는 3월26일 주석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