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주앙 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FIFA) 전 회장 등의 1천억원대 뇌물 수수 과정에서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관련됐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1990년대에 스포츠 마케팅 회사인 ISL이 아벨란제 전 회장 등 FIFA 고위 관계자들에게 총 1억 달러(약 1천165억원)를 건넸고 그 대가로 ISL은 TV 중계권과 마케팅권을 보장받은 바 있다.

지난 2012년 이 사실이 밝혀진 뒤 아벨란제 전 회장은 FIFA 명예회장직을 사임해야 했다.

이와 관련해 BBC는 블라터 회장이 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으나, 어떤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며 아벨란제가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를 증거로 제시했다.

이 편지에서 아벨란제는 ISL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블라터가 '모든 사실을 다 알고 있고 모든 것을 통보받았다'고 적었다.

블라터는 1998년 회장직에 오르기 전까지 아벨란제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두터운 신임을 받아 왔다.

편지가 언제 쓰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편지는 FBI가 FIFA 부패 스캔들 조사를 위해 스위스 당국에 요청한 자료에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이 자료를 요청하면서 "블라터가 연루된 아벨란제의 발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블라터는 BBC의 답변 요청을 거부했다.

그는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에게 대가성이 의심되는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원)을 준 혐의 등으로 지난 10월 FIFA 윤리위원회에서 90일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mi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