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생화학 테러' 가능성 경계…영국은 여객선 납치·의사당 테러 대비
에어프랑스 등 항공기 테러 염려도 계속돼


파리 테러에 직접 가담한 '8번째 용의자' 살라 압데슬람(26)이 자폭 테러를 준비한 채 벨기에 브뤼셀에 숨어있는 것으로 추정돼 비상이 걸렸다.

테러 직후 압데슬람을 차에 태워 벨기에로 도망칠 수 있도록 도와준 혐의로 기소된 함자 아투(21)는 압데슬람이 폭탄 장치를 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투의 변호사는 "아투에 따르면 압데슬람은 극단적으로 선동된 상태라 자살 폭탄을 터뜨릴 준비가 돼 있다"며 "아투는 압데슬람이 무기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않았지만 큰 재킷 안에 자살 폭탄 장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현지 TV 방송에 말했다.

이런 우려기 제기되는 가운데 벨기에 당국은 전날 브뤼셀의 테러 경보를 '최고' 단계로 올리고 모든 지하철역을 폐쇄하는 등 초비상 상태에 돌입한 상태다.

벨기에 경찰은 압데슬람이 브뤼셀 인근에 잠적해 있을 것으로 추정하며 제보와 신고를 할 수 있는 직통 전화번호를 개설하는 등 그의 행방을 쫓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벨기에 지역신문은 압데슬람이 지난 19일 브뤼셀 인근 안더레흐트 지역에서 목격됐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보도에서는 그가 파리 북부 생드니의 아파트에 있다가 경찰 급습 직전 도주했다고 전했다.

파리 테러의 준비장소였던 벨기에에서는 압데슬람의 도주를 도운 친구 2명과 최근 차에서 무기와 혈흔이 발견된 모로코계 남성인 아브라이미 라제즈(39) 등 모두 3명이 기소된 상태다.

130명이 숨진 대규모 테러의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프랑스 파리도 이번 사건을 저지른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생화학 무기 테러 가능성이 추가로 제기돼 테러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프랑스군은 IS가 수도로 화학무기를 살포할 가능성에 대비해 21일 파리 인근 수자원 시설에 대한 보안을 강화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앞서 파리의 한 병원에서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거나 화학 물질을 다룰 때 사용되는 방호복 12개와 방호 부츠 30여개가 각각 도난돼 생화학 테러 기도와 연관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다른 영국 신문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정부 또한 여객선 납치 테러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공항과 항만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여객선 외에 국회의사당도 테러에 취약한 것으로 보고 하원의원들에게 테러에 대비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총격 소리를 들으면 즉시 그 자리를 벗어나고, 위험이 다가오면 장애물을 이용해 출입문을 막으라는 등의 구체적인 대응방법이 들어 있다.

여객기에 대한 테러 우려로 항공 운항에 지장이 초래되는 일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파리를 출발해 영국 맨체스터에 착륙한 에어프랑스 항공기의 기내에서 의심스러운 전기 장치가 발견돼 승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영국 일간 더선이 보도했다.

또 미국 뉴욕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향하던 터키항공 여객기도 폭파 협박이 들어와 캐나다 핼리팩스의 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trum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