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올해 급여 반납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사진)이 세금과 기부금을 뺀 올해 기본급을 회사에 반납하기로 했다.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에서 발생한 대규모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산업은행 경영쇄신에 솔선수범하기 위해서다. 홍 회장의 올해 기본급은 1억9152만원이다.

산업은행은 17일 본점 부서장과 주요 지점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위기 극복을 위해 간부급 직원들부터 솔선수범하기로 했다. 홍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기본급을 받지 않기로 했고, 임원들과 팀장급 이상 간부직원 700여명도 올해 임금 인상분을 전액 회사에 반납하기로 했다. 올해 임금 인상률은 임원이 3.8%, 팀장급 이상 직원은 2.8%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올해 기본급 전액을, 임원과 팀장급 이상 간부들이 임금 상승분을 전격 반납하기로 한 것은 은행권의 고임금·저효율 임금체계에 대한 비판이 커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다른 국책은행으로 이런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6일엔 외환은행 출신 KEB하나은행 직원들이 올해 임금 상승분(2.4%)을 회사에 반납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공기업 가운데 맏형으로 불리는 산업은행이 먼저 나선 만큼 다른 금융공기업도 가만히 있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고임금·저효율 임금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다른 업권보다 임금은 높지만 성과평가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아 업무효율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