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 끝났어요” >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12일 오후 시험장인 서울 안국동 풍문여고 교문을 나서며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 “수능 끝났어요” >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12일 오후 시험장인 서울 안국동 풍문여고 교문을 나서며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 자연계 수험생이 주로 응시하는 과목들이 크게 변별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B 영역이 변별력이 거의 없다고 평가받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운 정도의 난도로 출제됐기 때문이다.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 정시 전형에서도 상당한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 영역의 1등급 커트라인 점수는 작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별력 없어 정시전략 ‘비상’

12일 종로학원하늘교육, 대성학원, 유웨이중앙교육, 이투스 등 7개 주요 입시업체는 대체적으로 자연계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B형의 1등급 커트라인을 원점수 96점 이상으로 봤다. 100점을 받아야 1등급이 가능했던 작년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올해 가장 어려운 문제로 평가된 30번 문항(배점 4점)을 제외하고는 다 맞아야 1등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에게는 변별력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국어·수학 작년보다 어려워…자연계는 과탐이 변수될 듯
변별력이 크지 않은 수학B형의 정시 전형 반영 비율이 높아 자연계 수험생들이 정시전략을 짜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자연계는 국어A형의 반영 비율이 낮기 때문에 과학탐구 성적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문계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A형은 작년에 비해 약간 어려워져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1등급은 작년(96점) 수준보다 약간 낮은 93점에서 96점으로 예상됐다.

○“국어는 변별력 갖췄다”

국어 영역은 어느 정도 변별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연계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국어A 영역에 대해 진학사, 종로학원하늘교육 등 일부 입시업체는 작년 수능에 비해 약간 어려웠다고 평가한 반면 메가스터디, 유웨이중앙교육 등은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도 A형은 작년 수준이고 B형은 확실히 쉬웠다고 평가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화법과 작문 문항은 대체로 평이했지만 물리학 개념을 토대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 독서문항의 일부 지문이 까다로워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교사도 “문학 문항들이 평이해 전체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업체들은 대체적으로 국어A 영역의 1등급을 작년(97점)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아질 것으로 봤고, B형은 작년(91점)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진학사는 A형의 1등급 커트라인을 95점, B형을 94점으로 예상했고 종로학원하늘교육은 A형과 B형 모두 96점으로 봤다. 이투스는 A형은 95점, B형은 93점으로 예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작년 수능에서 만점자가 0.09%에 불과할 정도로 너무 어려워 변별력이 없었던 국어B형이 올해 다소 쉬워져 오히려 상위권에서 변별력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영어 영역은 작년 수능보다 체감난이도는 약간 높지만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1등급 커트라인도 작년(98점)보다 약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웨이중앙교육과 비상교육 등은 1등급 컷을 97점으로 예상했다. 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은 “영어 영역 만점자 비율이 작년 수준이거나 약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우선 가채점으로 본인의 영역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을 산출해 입시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능 점수가 예상보다 낮아 정시에서 원하는 대학을 가기 어렵다고 여겨지면 수시모집에 전념해야 한다. 경희대, 서강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한양대(가나다 순) 등은 수능 직후인 14~15일 수시 논술고사를 시행하기 때문에 응시 여부를 서둘러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임기훈/정태웅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