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교민에 여행자제 권고…독일, 일부 항공사 운항 중단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가 폭탄 테러를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각국 정부가 해당 지역으로 여행을 자제할 것을 자국민에게 권고했다.

이집트 주재 한국 대사관도 교민들에게 시나이 반도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공지한 가운데 프랑스와 일본, 벨기에 등이 잇따라 여행 자제령을 내렸으며, 영국과 독일은 자국 항공사의 시나이반도 운항을 전면 또는 일부 중단했다.

프랑스 정부는 5일(현지시간) 시나이반도의 휴양지 샤름엘셰이크로의 여행은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지 말도록 국민에게 권고하고, 이를 외교부 웹사이트를 통해 공지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현재 샤름엘셰이크에 수십 명의 자국 국민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벨기에도 이날 국민에게 이 지역에 가지 말라고 권고했다.

벨기에 외교장관은 RTBF TV에 출연해 "이는 일시적인 조치"라며 "현지 공항의 안전이 보장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도 자국 여행객을 상대로 샤름엘셰이크를 오가는 비행기 탑승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집트 주재 일본대사관은 이날 권고문을 내고 "샤름엘셰이크에 갈 계획이거나, 이미 그곳에 체류 중인 국민은 여객기 탑승을 신중하게 생각해달라"고 밝혔다.

독일 외교부는 샤름엘셰이크에 내린 '부분 여행 경보'를 유지했다.

또 이 지역을 오가는 일부 자국 항공편이 중단됐음을 알리고 해당 여행객은 관련 항공사나 여행사와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독일 외교부는 "러시아 여객기 추락의 원인이 아직 불분명하다"면서 자국 전문가가 사고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루프트한자 그룹은 앞서 이날 샤름엘셰이크 공항에 취항하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도 앞서 전날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의 폭탄 테러가 추락의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자국 항공편의 샤름엘셰이크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이집트 주재 한국 대사관도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5일 오후 교민 전체에 이메일을 보내 샤름엘셰이크 지역 방문을 삼가고 시나이반도에 체류 중인 교민은 조속히 철수해달라고 공지했다.

러시아 중소항공사 코갈림아비아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는 지난달 31일 오전 이집트 주요 휴양지인 샤름엘셰이크를 이륙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시나이반도 북부에서 추락했으며 탑승자 224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 기체 결함설과 테러설이 맞선 가운데 IS의 이집트 지부는 러시아 여객기 추락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여기에 영국과 미국 정상들이 5일 자국 정보당국 분석을 토대로 사고기에 폭발물이 실렸을 가능성을 잇따라 제기하면서 테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