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3% 중반보다 다소 낮아진 것으로 추산하고 이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4일 한국은행 '10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은 성장률 수준을 묻는 금통위원 질의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잠재성장률이 3% 중반 수준으로 추정됐던 점에 비추어 현재는 그 수준보다 다소 낮아졌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잠재성장률은 자본과 노동 등 사용할 수 있는 생산요소를 최대한 사용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생산증가율을 뜻한다.

이 때문에 정부의 경제정책 적정성 여부를 판가름하는 척도로도 인식된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경제의 기초체력 수준을 보여주는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총재 등이 비공식적으로 언급하는 수준에서 공개해 왔다.

김중수 전 한은 총재는 2012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3.8%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잠재성장률이 3%선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도 지난달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3.2%는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었다.

지난달 금통위에선 일부 금통위원이 "효율적인 통화정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잠재성장률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하다"면서 한은 집행부에 잠재성장률 공개를 요구했다.

이 위원은 "현재의 낮은 성장률이 낮아진 잠재성장률에 의한 것이라면 통화정책으로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우리 경제 상황을 정확히 반영한 잠재성장률 수준을 산출하고 이를 사회 각계각층과의 피드백(Feedback)을 통해 확정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앞으로 잠재성장률을 추산해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잠재성장률 수치가 도출되면 앞으로 새 물가목표제나 경제전망 발표 때 함께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그동안 추산 방식이나 모형에 따라 도출되는 잠재성장률 수치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발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