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도로 위 괴물'을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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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Joy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고성능차
메르세데스, AMG 자회사 편입…각종 레이싱 우승…차 능력 입증
BMW M '가장 빠른 세단' 모토…5세대 M5, 최대 출력 560마력
현대차 N, 콘셉트카 선보여…동력성능 높인 고성능차 개발 중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고성능차
메르세데스, AMG 자회사 편입…각종 레이싱 우승…차 능력 입증
BMW M '가장 빠른 세단' 모토…5세대 M5, 최대 출력 560마력
현대차 N, 콘셉트카 선보여…동력성능 높인 고성능차 개발 중
자동차의 성능은 숫자로 표현된다. “이 차는 참 좋다”고 백 번 얘기하는 것보다 “이 차의 힘은 경쟁 차종의 1.5배”라고 한 마디 하는 게 더욱 설득력 있다. 이런 숫자 싸움에서 절대 우위를 보이는 차를 고성능차라고 한다. ‘지옥의 경주에서 1위를 차지한 차’라거나 ‘출력이 역대 최대인 슈퍼카’라는 찬사를 받는다. 고성능차를 잘 만들면 자동차회사의 전체 브랜드 가치도 끌어올릴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이런 고성능차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고성능 브랜드 ‘N’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순위와 숫자로 말하는 고성능차의 세계에 대해 알아본다.
○‘원 맨, 원 엔진’ AMG
가장 빠른 경주차는 ‘은빛 화살’(실버 애로)에 비유된다. 이 찬사를 받은 원조 화살은 메르세데스 AMG다. 메르세데스벤츠가 1934년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열린 아이펠레넨 그랑프리에 참가한 레이싱카 ‘W25’의 별명이 바로 실버 애로였다. 이 차량은 경기 전날 차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페인트 도장을 모두 벗겨냈다. 대회 주최 측이 정한 중량 제한(750㎏)을 1㎏ 초과했기 때문이다. W25는 다음날 알루미늄 차체를 그대로 드러낸 채 서킷을 내달렸고 결국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1967년엔 레이싱카 전문 제조사인 AMG가 등장했다.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우승 경력을 쌓으며 유명해진 AMG는 1988년 벤츠와 모터스포츠 파트너십을 맺고 공식 협업을 시작했다. 벤츠가 속한 다임러그룹은 1999년 AMG 지분 51%를 산 데 이어 2005년엔 남은 지분까지 모두 매입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AMG는 설립 때부터 독특한 원칙을 지키고 있다. 바로 ‘원 맨, 원 엔진’이다. 한 명의 엔지니어가 400여개 부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조립해 엔진 한 개를 완성한다. 그리고 그 엔진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명패를 단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세단’ BMW
BMW의 M은 1972년 BMW 모터스포츠라는 BMW그룹 계열사로 출범했다. 차량 개발뿐 아니라 레이싱팀 운영도 담당했다. 회사 출범 연도는 AMG보다 늦지만 그룹의 일원으로서 고성능차 개발과 모터스포츠를 연계한 역사는 더 길다고 할 수 있다. M은 ‘일반 도로에서 달리는 스포츠카’를 콘셉트로 한다. 1984년 출시된 대표 모델 M5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세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247㎞였고 제로백(0→100㎞/h에 걸리는 시간)은 6.5초였다. 현재 팔리는 5세대 M5는 배기량 4.4L 엔진을 장착해 최대 출력 560마력을 낸다. 제로백은 4.3초다. 최고 속도는 다른 BMW 차량들처럼 250㎞/h 제한이 걸려 있다. 5시리즈 주력 모델인 528i는 2L 엔진에 최대 출력 245마력, 제로백 6.2초다.
BMW M 차량들의 특징은 7단 듀얼클러치트랜스미션(DCT)을 쓴다는 점이다. DCT는 1·3·5·7단과 후진·2·4·6단 등 두 개의 수동 기어를 합쳐 놓은 변속기다. 변속이 부드럽고 민첩해 급가속 성능이 뛰어나다. 다른 자동차업체들이 기술적인 한계로 2L 이상 엔진에 DCT를 잘 쓰지 않는 것과 달리 BMW M은 4L를 넘는 엔진에도 DCT를 적용했다.
○현대차 “N으로 감성품질 끌어올린다”
현대·기아차는 BMW의 고성능차 개발을 총괄했던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했다. 그는 지난 4월부터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하며 고성능차 개발과 함께 주행·안전성·내구성 등도 총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스티어링(조향)과 매끄러운 주행 성능 등 감성적인 품질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고성능 브랜드인 ‘N’은 남양연구소의 남양(Nam-Yang)에서 따온 것이다. 올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인 ‘N 2025 비전 그란 투리스모’는 고성능차에 주로 쓰이는 내연기관 대신 친환경 동력원인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했다. 최대 출력 884마력에 무게는 972㎏에 불과한 고성능 스포츠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현대자동차가 이런 고성능차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고성능 브랜드 ‘N’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순위와 숫자로 말하는 고성능차의 세계에 대해 알아본다.
○‘원 맨, 원 엔진’ AMG
가장 빠른 경주차는 ‘은빛 화살’(실버 애로)에 비유된다. 이 찬사를 받은 원조 화살은 메르세데스 AMG다. 메르세데스벤츠가 1934년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열린 아이펠레넨 그랑프리에 참가한 레이싱카 ‘W25’의 별명이 바로 실버 애로였다. 이 차량은 경기 전날 차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페인트 도장을 모두 벗겨냈다. 대회 주최 측이 정한 중량 제한(750㎏)을 1㎏ 초과했기 때문이다. W25는 다음날 알루미늄 차체를 그대로 드러낸 채 서킷을 내달렸고 결국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1967년엔 레이싱카 전문 제조사인 AMG가 등장했다.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우승 경력을 쌓으며 유명해진 AMG는 1988년 벤츠와 모터스포츠 파트너십을 맺고 공식 협업을 시작했다. 벤츠가 속한 다임러그룹은 1999년 AMG 지분 51%를 산 데 이어 2005년엔 남은 지분까지 모두 매입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AMG는 설립 때부터 독특한 원칙을 지키고 있다. 바로 ‘원 맨, 원 엔진’이다. 한 명의 엔지니어가 400여개 부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조립해 엔진 한 개를 완성한다. 그리고 그 엔진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명패를 단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세단’ BMW
BMW의 M은 1972년 BMW 모터스포츠라는 BMW그룹 계열사로 출범했다. 차량 개발뿐 아니라 레이싱팀 운영도 담당했다. 회사 출범 연도는 AMG보다 늦지만 그룹의 일원으로서 고성능차 개발과 모터스포츠를 연계한 역사는 더 길다고 할 수 있다. M은 ‘일반 도로에서 달리는 스포츠카’를 콘셉트로 한다. 1984년 출시된 대표 모델 M5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세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247㎞였고 제로백(0→100㎞/h에 걸리는 시간)은 6.5초였다. 현재 팔리는 5세대 M5는 배기량 4.4L 엔진을 장착해 최대 출력 560마력을 낸다. 제로백은 4.3초다. 최고 속도는 다른 BMW 차량들처럼 250㎞/h 제한이 걸려 있다. 5시리즈 주력 모델인 528i는 2L 엔진에 최대 출력 245마력, 제로백 6.2초다.
BMW M 차량들의 특징은 7단 듀얼클러치트랜스미션(DCT)을 쓴다는 점이다. DCT는 1·3·5·7단과 후진·2·4·6단 등 두 개의 수동 기어를 합쳐 놓은 변속기다. 변속이 부드럽고 민첩해 급가속 성능이 뛰어나다. 다른 자동차업체들이 기술적인 한계로 2L 이상 엔진에 DCT를 잘 쓰지 않는 것과 달리 BMW M은 4L를 넘는 엔진에도 DCT를 적용했다.
○현대차 “N으로 감성품질 끌어올린다”
현대·기아차는 BMW의 고성능차 개발을 총괄했던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했다. 그는 지난 4월부터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하며 고성능차 개발과 함께 주행·안전성·내구성 등도 총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스티어링(조향)과 매끄러운 주행 성능 등 감성적인 품질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고성능 브랜드인 ‘N’은 남양연구소의 남양(Nam-Yang)에서 따온 것이다. 올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인 ‘N 2025 비전 그란 투리스모’는 고성능차에 주로 쓰이는 내연기관 대신 친환경 동력원인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했다. 최대 출력 884마력에 무게는 972㎏에 불과한 고성능 스포츠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