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맥] 미국 원유수출 재개 임박, 정유업 수익성 악화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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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유 수출 재개 결정 파장
미국 원유수출 금지 40년 만에 해제…셰일오일 공급과잉 때문
수출물량 70% 아시아행 전망…중동국과 교섭력 증대 기대
셰일오일 처리설비 확보·석유제품 수출지역 다변화 필요
"저유가로 경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산 경질원유와
석유제품의 유입은 제품시장의 가격 경쟁 격화로 이어져
정제마진이 더욱 줄어들 것이다"
문영석 <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가스정책연구본부장 >
미국 원유수출 금지 40년 만에 해제…셰일오일 공급과잉 때문
수출물량 70% 아시아행 전망…중동국과 교섭력 증대 기대
셰일오일 처리설비 확보·석유제품 수출지역 다변화 필요
"저유가로 경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산 경질원유와
석유제품의 유입은 제품시장의 가격 경쟁 격화로 이어져
정제마진이 더욱 줄어들 것이다"
문영석 <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가스정책연구본부장 >
![[뉴스의 맥] 미국 원유수출 재개 임박, 정유업 수익성 악화 대비해야](https://img.hankyung.com/photo/201509/AA.10614815.1.jpg)
작년 말부터 급락하기 시작한 국제 원유가격 변동 추세를 볼 때 미국의 원유 수출 정책의 전환은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 중동발(發) 석유위기 이후에 내려진 수출 금지 조치는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소비국이자 수입국인 처지에서는 그 나름대로 합당한 정책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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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최근 생산이 늘어나는 원유는 셰일가스를 추출하기 위한 수평시추정에서 가스와 함께 나오는 초경질유(라이트 타이트 오일 또는 셰일오일)다. 2009년부터 본격화한 셰일가스 붐을 타고 미국에서 시추 및 생산이 이뤄졌다. 셰일오일은 전통 원유에 비해 생산비는 높지만 황 함량이 적고 탄소 함유량이 많은 고급 원유로서 석유제품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처리 설비를 필요로 한다.
![[뉴스의 맥] 미국 원유수출 재개 임박, 정유업 수익성 악화 대비해야](https://img.hankyung.com/photo/201509/AA.10616014.1.jpg)
미국의 원유 생산은 2004년 하루 535만배럴에서 2015년 1~6월에는 하루 942만배럴로 약 75%나 증가했다. 이런 비약적인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는 국내 공급 과잉 현상을 발생시켜 미국 내 원유가격 하락을 초래했고, WTI와 브렌트유 사이의 가격 역전 현상을 불러왔다. 본격적인 미국 원유 증산 현상이 발생하기 이전인 2000~2009년 WTI는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1.44달러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2010년 9월 이후 두 유종 간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해 현재(9월14일) WTI 가격이 오히려 배럴당 2.4달러 낮은 이례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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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찬성 측의 주된 세력은 원유생산업자들이다. 가뜩이나 저유가로 경영이 어려운데 수출 금지로 헐값에 국내 정유업자에게 팔거나 그도 아니면 재고로 유지해야 해 신규 생산 확대에 차질을 초래하는 단계까지 도달했다. 이들은 수출 금지 조치 해제는 국내 생산을 활성화하고 가격 안정을 통해 신규 고용 창출 및 정부의 세입 확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이런 견해를 지지하는 전망보고서를 내놓았다.
한국에는 어느 쪽이 좋을까. 국제 석유시장에서 기름을 전적으로 수입하는 한국은 저유가 혜택을 어느 나라보다 향유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국내 정유산업의 수익성 악화와 해외 자원개발 투자의 부실화라는 그늘도 엄연히 존재한다. 미국 원유 수출 재개의 파급 영향을 짐작해보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이 원유를 수출하면 그 양은 얼마이며 어느 지역이 미국 원유를 수입할지에 대한 전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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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원유 수출은 한국에는 기회이면서 동시에 위협 요인이다. 기회 요인은 우선 대규모 원유 수입국인 한국 입장에서 선택 가능한 대규모 수입처가 추가돼 도입처 다변화를 통해 저가 원유를 수입하거나 직접 도입이 아니더라도 기존 중동산 원유 구입 시 교섭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위협 요인은 가뜩이나 저유가로 경영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산 경질원유와 석유제품의 유입은 제품시장의 가격 경쟁 격화로 이어져 정제마진이 더욱 줄어든다는 것이다.
미국 원유 수출 재개 시점, 그리고 당시의 국제 원유 수급 및 가격 상황에 따라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겠지만 위협 요인과 기회 요인이 공존하는 만큼 국내 석유산업은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미리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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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석 <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가스정책연구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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