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노총, 북측과 30일 개성 실무협의 위해 방북 신청
정부 승인 가능성 커…내달 하순 평양서 대회 개최 전망

남측 양대 노총과 북측 조선직업총동맹(직총)이 참여하는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가 8년 만에 성사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23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 준비를 위해 오는 30일 개성을 방문해 북한 직총과 실무협의를 하겠다는 내용으로 방북 신청을 했다"며 "신청 내용을 검토한 뒤 방북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직총 중앙위원회는 지난 16일 양대 노총에 팩스를 보내 다음 달 하순 평양에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이달 30일 개성에서 갖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전날 저녁 북한 직총의 초청장을 받아 통일부에 방북 신청을 했다.

정부가 방북을 허가하면 개성에서 열리는 실무협의에는 한국노총 4명, 민주노총 3명 등 총 7명의 실무자가 대표가 참여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양미경 통일국장은 "남북 간 민간교류가 많이 줄어든 현 상황에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의 개최는 교류의 물꼬를 트고 남북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지난 4월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논의를 위한 남측 양대 노총과 북측 직총 대표자 회의를 불허한 바 있다.

당시 통일부는 "순수 사회문화 차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축구 이외의 다른 내용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며 양대 노총의 방북 신청을 불허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양대 노총과 북한 직총의 대표자가 아니라 3단체의 실무자가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만 논의하겠다고 방북 신청을 했기 때문에 승인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로 노사정 대표 4명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자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정 대타협에 따른 노동개혁 후속조치와 관련 노동계의 협조가 필요한 정부로선 양대 노총이 작년 말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아울러 남과 북이 지난달 25일 판문점 고위급 접촉에서 '다양한 분야의 민간 교류 활성화'에 합의했기 때문에 지난 4월 양대 노총과 북한 직총 대표자 회의 불허 때와는 남북관계 상황이 달라졌다.

이번에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가 성사되면 2007년 이후 8년 만에 열리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김호준 황철환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