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사상 최대 LBO 추진…홈플러스 인수자금 5조원 차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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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2000억 이상 이자 부담…"에비타 7000억, 큰 문제 없어"
부동산 가치 활용 인수 '눈길'…은행·증권사 등 30곳 투자 의향
부동산 가치 활용 인수 '눈길'…은행·증권사 등 30곳 투자 의향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기 위해 국내 금융권에서 약 5조원의 차입을 추진하고 있다. 연간 2000억원 이상의 이자를 부담하는 국내 최대 차입매수(LBO)가 될 전망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국내에서 선순위 대출(인수금융) 4조3000억원, 상환전환우선주(RCPS) 7000억원 등 총 5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MBK가 자체 조달하는 자금(에쿼티)은 2조2000억원에 그친다. 홈플러스 인수자금(7조2000억원)의 71%가량을 외부 빚으로 조달하는 전형적인 LBO다. LBO란 인수 대상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선순위 대출은 평균 금리가 연 4.6%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한 해 이자 부담만 2000억원이 넘는다. 표면적으로 따지면 홈플러스 인수 건은 인수 자금에서 빚이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높아 국내 금융회사가 대출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이번 홈플러스 투자 건은 국내에서만 8조원가량의 자금이 몰렸다. 4대 시중은행, 주요 증권사, 보험회사 등 30곳 이상의 금융회사가 투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RCPS엔 국민연금(5억달러)과 새마을금고(500억원) 등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홈플러스의 부동산 가치를 활용한 독특한 인수 구조가 투자 매력을 키웠다고 설명한다. MBK는 대부분의 지분 투자금을 홈플러스 자회사 홈플러스베이커리에 증자한 뒤 홈플러스테스코와 홈플러스를 각각 자회사와 증손회사로 거느리는 지배구조를 형성할 계획이다. 과거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시도다. 통상 PEF는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기업 지분을 인수한다.
자회사를 지주회사로 끌어올리는 목적은 최대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간주취득세를 내지 않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SPC를 통해 부동산을 다수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면 간주취득세를 내야 할 가능성이 크지만 지주회사는 세금(농특세 제외)을 면제받을 수 있다. 금리 혜택도 크다. SPC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는 것보다 홈플러스와 홈플러스테스코가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는 게 이자 부담을 0.5%포인트가량 낮출 수 있다.
이런 방식 등으로 대규모 차입에 따른 위험을 완화했다는 것이 MBK 측 주장이다. 여기에 홈플러스의 현금창출능력(EBITDA)이 최소 7000억원에 달해 연 4~5%의 차입 비용을 충분히 부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PEF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가 과거 테스코 몫이었던 이익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국내외 경제가 예상치 못한 큰 충격을 받을 경우 부채성 자금을 과도하게 끌어들인 것이 ‘승자의 저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국세청이 간주취득세 면제를 그대로 인정해줄지도 다소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국내에서 선순위 대출(인수금융) 4조3000억원, 상환전환우선주(RCPS) 7000억원 등 총 5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MBK가 자체 조달하는 자금(에쿼티)은 2조2000억원에 그친다. 홈플러스 인수자금(7조2000억원)의 71%가량을 외부 빚으로 조달하는 전형적인 LBO다. LBO란 인수 대상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선순위 대출은 평균 금리가 연 4.6%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한 해 이자 부담만 2000억원이 넘는다. 표면적으로 따지면 홈플러스 인수 건은 인수 자금에서 빚이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높아 국내 금융회사가 대출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이번 홈플러스 투자 건은 국내에서만 8조원가량의 자금이 몰렸다. 4대 시중은행, 주요 증권사, 보험회사 등 30곳 이상의 금융회사가 투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RCPS엔 국민연금(5억달러)과 새마을금고(500억원) 등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홈플러스의 부동산 가치를 활용한 독특한 인수 구조가 투자 매력을 키웠다고 설명한다. MBK는 대부분의 지분 투자금을 홈플러스 자회사 홈플러스베이커리에 증자한 뒤 홈플러스테스코와 홈플러스를 각각 자회사와 증손회사로 거느리는 지배구조를 형성할 계획이다. 과거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시도다. 통상 PEF는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기업 지분을 인수한다.
자회사를 지주회사로 끌어올리는 목적은 최대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간주취득세를 내지 않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SPC를 통해 부동산을 다수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면 간주취득세를 내야 할 가능성이 크지만 지주회사는 세금(농특세 제외)을 면제받을 수 있다. 금리 혜택도 크다. SPC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는 것보다 홈플러스와 홈플러스테스코가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는 게 이자 부담을 0.5%포인트가량 낮출 수 있다.
이런 방식 등으로 대규모 차입에 따른 위험을 완화했다는 것이 MBK 측 주장이다. 여기에 홈플러스의 현금창출능력(EBITDA)이 최소 7000억원에 달해 연 4~5%의 차입 비용을 충분히 부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PEF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가 과거 테스코 몫이었던 이익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국내외 경제가 예상치 못한 큰 충격을 받을 경우 부채성 자금을 과도하게 끌어들인 것이 ‘승자의 저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국세청이 간주취득세 면제를 그대로 인정해줄지도 다소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