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변두리가 늙어간다] "노인 밀어내는 기존의 재개발보다 저소득층 위한 공간 조성"
전문가들은 만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는 지역에서 슬럼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령화 자체를 막을 수 없는 만큼 지역 활력을 유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안건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는 “노인들의 소득이 올라가 소비 여력이 생겨야 지역 상권이 유지될 것”이라며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존과 같은 재개발은 답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노인들이 계속 주변부로 밀려나면 고령화 지역이 이전하는 효과만 낳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왕건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인프라를 유지하면서 노인들에 특화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노인층의 증가로 도시 기능이 쪼그라드는 지역에 노인과 관련한 시설을 배치하고, 이들 지역에 대한 노인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진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저소득층 노인의 거주 특성을 고려한 도시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 비율이 증가하는 지역은 대부분 도시 인프라가 열악한 곳”이라며 “노인 의료비를 줄이기 위해 활동량을 늘릴 수 있는 소규모 공원을 집중 조성하고, 노인 보행자를 위해 교통신호 주기를 3초가량 늘린 일본이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