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5명 중 1명 고관절 뼈 이상…자세 교정으로 치료
동양인에게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고관절(엉덩이 관절) 뼈 이상이 한국인에게는 비교적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관절 뼈 이상이 있으면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생기는 고관절 충돌증후군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윤필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18~50세 성인 200명의 고관절을 조사한 결과 19.3%에서 고관절 뼈 이상이 확인됐다. 고관절 부분의 골반과 허벅지 뼈는 소켓과 볼트 모양으로 잘 맞물려 움직여야 한다. 이들 부분의 뼈가 선천적으로 다르게 생기거나 후천적으로 변형된 것을 고관절 뼈 이상이라고 부른다.

뼈 모양이 어긋나더라도 부딪혀 통증을 일으킬 정도가 아니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과격한 운동이나 스트레칭으로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운동하면 관절 연골 손상이 심해져 퇴행성 관절염까지 생길 수 있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를 보면 서양인 23%, 동양인 3~10%에서 고관절 뼈 이상이 발견됐다. 이 때문에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은 위험이 높지 않다고 알려졌다. 이번 연구 결과로 한국인은 서양인과 유사한 비율로 고관절 뼈 이상이 발견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30.8%에서 고관절 뼈 이상이 나타나 여성(12.6%)보다 많았다. 남성이 여성보다 과격한 운동을 많이 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윤 교수는 “고관절 부위를 지나치게 많이 쓰는 운동선수뿐 아니라 평소 운동을 많이 하는 젊은 세대에서 고관절 충돌증후군 환자가 늘고 있다”며 “과격하게 다리를 돌리거나 뒤트는 동작은 고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누운 자세에서 무릎을 잡고 가슴 쪽으로 당기거나 다리를 안쪽으로 돌릴 때, 오랜 시간 앉아있다가 일어설 때, 고관절 부분에 통증이 있다면 운동방법이나 자세를 바꾸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고관절 뼈 이상으로 통증이 계속되는 고관절충돌증후군이 있으면 생활습관이나 운동방법 교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6주에서 3개월 정도 약물치료를 함께하면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아진다. 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으면 내시경을 넣어 뼈를 깎는 관절경 수술을 하기도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