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공항은 한국의 얼굴…입국자 환영엔 태극기가 최고"
“김포공항은 ‘가미카제 특공대’(자폭 특공대) 비행장으로 이용됐던 일제 강점기의 아픔과 6·25전쟁 때 공항 사수를 위해 목숨바친 국군의 애환이 있고, 파독 광부·간호사들이 가족과 눈물의 이별을 한 곳이라서 태극기가 더 깊은 의미가 있죠.”

‘태극기 사랑’으로 유명한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61·사진)은 10일 “광복 70주년을 맞는 김포공항의 의미는 이처럼 각별하다”며 “대한민국 영공의 문호(門戶)로서 김포공항 상공에 대형 태극기가 펄럭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새기기 위해 10일 김포공항 들머리 ‘조국에 드리는 탑’ 아래에 LED로 수놓은 1만 송이의 무궁화동산을 열었다. 11일에는 항공기 승객에게 태극기를 나눠주고, 13일에는 국내선 청사에서 강레오 셰프와 함께 ‘나라사랑 8·15 레시피’ 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경북 경주 출신인 김 사장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거쳐 오사카총영사를 지낸 뒤 2013년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취임 직후부터 ‘애국심프로젝트’를 추진한 그는 김포공항을 비롯, 전국 지방공항에 대형 태극기를 게양하도록 하고, 관제탑 벽면을 ‘태극기 그래픽’으로 장식하는 데 공을 들였다. 공항 입구에는 무궁화동산도 조성했다.

그는 외국인에게는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하는 의미로, 내국인에게는 조국에 돌아온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태극기 게양만큼 좋은 것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들어올 때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 ‘김포(Gimpo)’가 아닌 ‘대한민국’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애국심 프로젝트’로 한국공항공사는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태극기를 통한 국위 선양 우수 사례로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김 사장의 ‘애국심 경영’은 유명하다. 신입사원 면접 시 꼭 ‘태극기에 대한 경례’의 의미 같은 질문을 빼놓지 않고, 평상시 정기조례 때도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을 강조한다. 직원이나 직원 자녀가 결혼할 때 가정용 태극기 세트를 선물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사장의 애국심 경영은 일본 유학시절과 공직생활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재일동포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보고 애국충정을 다짐했다고 한다.

“재일동포들은 경부고속도로 건설 때는 물론 외환위기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나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분들이 ‘대한민국 김포공항 상공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에 눈시울을 적셨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990년 30대 초반 때 일본경찰학교 유학시절 경찰 동기 380여명 중 유일한 한국인 유학생으로서 일본 동료들에게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당시 학예 발표회장에서 1000여명이 바라보는 무대에서 동포 무용교사의 춤에 맞춰 태극기를 손에 들고 직접 ‘아리랑’을 불러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한국공항공사는 김 사장 취임 이후 항공여객 6166만명 운송, 11년 연속 흑자경영으로 창사 이래 최고 매출을 올리고, 2014년 경영성과 A등급을 받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안전체계, 서비스평가(ASQ) 5년 연속 1위 달성 등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김 사장은 “국민의 공기업으로서 직원 모두 올바른 국가관을 가지고 한마음으로 일하니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