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2일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해운대에는 80만명이 몰렸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2일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해운대에는 80만명이 몰렸다.
해운대 2일 하루에만 7t...대천은 이틀간 50t의 쓰레기 수거
무단투기 단속반-자체 수거하는 '클린 타임' 운영

피서철을 맞은 전국 해수욕장이 관광객의 쓰레기 무단 투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8월 첫 휴일인 2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이날 하루에만 90만명이 몰려 '전국 최대 피서지'의 명성을 재확인한 해운대에는 자정이 넘어 피서객들이 빠져나가자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의 민 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해수욕장 곳곳에는 먹다 남은 치킨이 들어 있던 포장용기와 맥주병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깔고 앉은 신문지를 거둬가지 않아 이리저리 바람에 나뒹굴었다.

모래에 반쯤 묻힌 채 버려진 소주 병뚜껑과 납작하게 눌린 캔들은 맨발로 다니는 피서객들을 위협했다.

새벽 4시 미화원이 대거 동원돼 백사장이 정리될 때까지 해변은 거대한 '쓰레기통'을 방불케 했다 이날 하루 백사장에서 수거된 쓰레기만 7t에 달했다.

지난 1~2일 130만 명이 다녀간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인 대천해수욕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평일 하루 평균 8t가량의 쓰레기가 배출되던 것을 훌쩍 넘어 이날은 50t가량이 나왔다.

'청정' 제주의 이호테우 해수욕장도 2일 14만 5천명이 다녀간 이후 가로 60㎝, 세로 70㎝ 포대 300개 분량의 쓰레기가 쏟아졌다.

을왕리해수욕장 등 30개 해수욕장이 있는 인천 지역 해수욕장에서도 1주일 동안 총 12t의 쓰레기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인천지역은 생활쓰레기뿐만 아니라 대형 폐기물과 무단 방치 폐기물도 해변에서 1주일에 60t가량씩 발견돼 무단투기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경포해수욕장 등 지난주 400만명이 몰린 동해안 해변에도 평일 하루 평균 2∼3t, 주말 5∼6t의 쓰레기가 나왔다.

지자체들은 미화원을 대거 투입하거나 단속활동을 강화하는 등 '쓰레기와의 전쟁'을 전개중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매일 70명 이상의 미화원이 쓰레기 수거에 동원되고 있고, 강릉 경포해수욕장은 비치클리너 1대와 트렉터 등 각종장비와 함께 34명의 인원이 청소에 나선다.

강원도의 소규모 해수욕장은 마을주민들과 청소 아르바이트 등도 나서 매일 새벽 6∼8시 쓰레기를 거둬가고 있다.

속초시에서는 무단투기 단속반도 꾸렸다.

시청 직원과 민간 환경감시대 10명이 5개 조로 나눠 관광수산시장, 먹거리 단지 등 생활 쓰레기 무단 투기 감시를 하는데 낮뿐만 아니라 야간 단속도 한다.

다양한 해변 청소 아이디어도 나왔다.

경포해수욕장은 오후 2시에 방송으로 피서객들이 자체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하도록 하는 '클린타임'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 이호테우 해수욕장은 재활용품 수거시설을 총 6군데 설치해 자율적인 분리수거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은 '버리는 손'이 '줍는 손'보다 많은 까닭에 효과가 미미하다.

이호테우 해변 종합상황실의 양치우 주무관은 "방송을 통해 쓰레기 규격봉투 사용과 재활용품 분리수거 당부사항을 수시로 안내하고 있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순찰 시 피서객들에게 준수사항을 일일이 다시 부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부산시 임해행정 봉사실 관계자는 "해변은 넓고 버리는 사람은 많으니 일일이 단속할 수 없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할 뿐"이라면서 "가져온 것들은 반드시 다시 가져간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중,박영서, 박지호, 손현규, 차근호)

(전국종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