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정도전'의 정현민 작가가 내놓은 새 정치 드라마…어셈블리, 시청률 돌풍 준비 끝냈다
지난해 상반기의 큰 화젯거리는 고려 말 조선 초의 정치가 삼봉(三峯) 정도전(1342~1398)이었다.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이 방영되면서 회자되기 시작해 관련 서적이 20여권 나오고, 언론과 정치인들의 입에도 오르내렸다. 이 열풍을 몰고 온 주역은 드라마 대본을 집필한 정현민 작가. 10여년간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여야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그는 정치 현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여말선초의 정치적 혼란기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호평받았다.

정 작가가 이번에는 진짜 국회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를 내놨다. KBS 2TV 수목드라마로 지난 15일 방송을 시작한 ‘어셈블리’다. 제목인 어셈블리는 국회나 입법기관을 뜻하는 영어다.

드라마는 경남 해안에 있는 소도시에서 20여년간 용접공으로 일하다 해고된 진상필(정재영 분)이 정치가들의 힘싸움 사이에 끼어 전략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면서 겪는 일들을 담는다. ‘정치판’에 들어간 그가 정무 감각이 뛰어난 선임 보좌관 최인경(송윤아 분)에게 정치를 배우고, 집권당의 당권 장악을 노리는 5선 의원 박춘섭(박영규 분)과 최대 계파 리더 백도현(장현성) 사이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과정을 실감나게 그릴 예정이다.

다양한 유형의 인물을 등장시켜 사실감을 더하는 것이 특징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정치가와 관련 인물들은 모두 각자의 사정과 비전을 가지고 있다. 어느 한쪽을 무조건 미화하거나 영웅시하지도 않는다. 작가가 실제 정치계에서 느낀 점을 십분 반영한 점이다. 마냥 진지하기만 하지 않는 것도 현실적이다. 진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중간중간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아 진짜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느낌을 준다.

갖가지 인물 유형을 살리는 것은 배우들의 명연기다. 진상필 역을 맡은 정재영은 배우 데뷔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TV드라마에 도전했다. 그간 연극과 영화를 오가며 탄탄한 연기력을 보인 그는 투박하지만 인간적인 소시민 출신 정치가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정통 보수를 자처하는 5선 의원 박춘섭 역의 박영규, 박춘섭의 라이벌이자 집권당의 최대 계파 리더인 백도현으로 분한 장현성은 작가가 국회에서 일하며 본 노련한 의원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이들이 연기 강약을 조절하며 보여주는 정치적 수 싸움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드라마를 맡은 강병택 책임프로듀서는 “국회가 주무대지만 정치권만을 다루는 드라마는 아니다”며 “정치인들과 거기 얽힌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보여주는, 결국에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