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사법당국이 19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흑인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해 미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백인 청년 딜런 로프(21)를 '증오 범죄 및 국내 테러' 등 혐의로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밀리 피어스 법무부 대변인은 언론에 "이 가슴 아픈 사건은 의심의 여지없이 공동체에 공포와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며 "법무부는 이 범죄를 증오 범죄와 국내 테러 행위 가능성을 포함한 모든 각도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로프는 전날 오전 11시께 검거된 뒤 하루 만인 이날 오후 보석 여부를 판단하는 화상 약식재판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당국에 의해 9건의 살인 관련 혐의로 기소됐다.

로프는 검거 직후 경찰수사에서 총기 난사가 '인종 전쟁'을 위한 것이라고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낮 찰스턴 카운티 감옥에서 화상을 통해 재판을 받은 그는 제임스 코스넬 치안판사가 나이와 주소, 직업 등 기본적 신원을 질문하자 이렇다할 감정의 동요 없이 짤막하게 답했다.

법정에 나온 희생자들의 가족은 큰 슬픔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면서도 대체로 로프를 용서한다고 말했다.

희생자인 에델 랜스의 딸은 판사 앞에서 "엄마를 다시 안을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당신을 용서한다. 당신의 영혼에 자비가 있기를 바란다"며 "당신은 우리에게 상처를 주었다. 당신은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하나님은 당신을 용서한다. 나는 당신을 용서한다"고 말했다.

또 희생자인 티완자 샌더스의 어머니는 "내 몸이 아프지 않은데가 없다"며 "그러나 하나님의 자비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역시 희생자의 가족인 앤서니 톰슨은 "나는 당신을 용서한다. 내 가족도 당신을 용서한다"며 "당신이 회개하기를 바란다. 회개한다면 당신은 더 나은 인간이 될 것이다"라고 용서를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