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커피값 500원 내려도 손님 없어요"
여의도성모 인근 인파 '뚝'…요우커 줄어든 명동 '썰렁'
정부 "내수 불확실성 확대"
메르스 확산으로 바닥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마저 줄어들면서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명동 화장품골목에서 중국어로 관광객을 유인하던 류모씨(30)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벼 걷기조차 불편했던 거리가 요즘엔 한산해졌다”며 “가까이 다가오는 것도 싫어하는 손님이 많아 투명한 플라스틱 마스크를 쓴 채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음료수를 파는 박모씨(40)는 “메르스 확산 소식이 알려지기 전에는 지금보다 유동인구가 5배는 많았다”며 “매상이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푸념했다. 메르스 환자가 나온 대형병원 인근 상가엔 인파가 거의 끊겼다. 삼성서울병원 인근 편의점 직원은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유통기간이 짧은 식품들이 예전보다 팔리지 않아 70% 가까이 폐기처분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대치동 등 강남 학원가도 한산했다. 학원들은 대부분 학부모들의 휴강 요구에 이번 주말까지 문을 닫기로 한 상태다. 대치동 학원가에서 주차대행을 하는 김모씨(56)는 “메르스가 번지기 이전에는 점심시간에 10대 이상 차량을 발레파킹했지만 지금은 3대 정도”라며 “일당도 8만원에서 2만원 정도로 크게 줄었다”고 했다. 학원가 주변에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는 신모씨(34)는 “아르바이트 학생이 메르스 때문에 출근하지 않아 직접 가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미약한 내수회복세가 꺾이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지난달까지는 내수 회복세가 강화됐지만 메르스 사태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김동현/박상용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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