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당시 동원증권 부사장이었던 그는 “동원증권 출신, 한국투자증권 출신, 경력직이 공존하는 조직에서 철저히 성과 위주의 평가시스템을 정착시킨 것이 주효했다”며 “인수자인 동원증권 대신 피인수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을 새 회사의 이름으로 선택한 것도 실질적 통합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올해도 업계 최고 실적을 내는 증권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1분기 순이익(세전)은 1234억원으로 이미 작년 연간 순이익(2963억원)의 40% 이상을 달성했다. 그는 “현재 모든 사업본부가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며 “기업공개(IPO) 건수에서 올해 1등 할 것이 확실시되고 주식매매중개(브로커리지), 구조화금융, 상품 등 전 분야가 순항 중”이라고 말했다. 추후 금리가 오르면 채권평가 손실이 늘어나 실적이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에 대해서는 그동안 채권을 보수적으로 운용해와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공여 한도 확대(자기자본의 200%)에 따라 인수금융 등 신규 수익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유 사장은 올해 최대 역점사업으로 자산관리를 들었다. 연 1%대 초저금리 시대인 만큼 보험사와 은행을 애용하던 거액 자산가들을 증권사로 끌어올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그는 “이미 단골 거래처가 있는 거액 자산가를 우리 증권사로 모셔오려면 향후 몇 년간 좋은 수익률을 보여주는 방법밖에 없다”며 “우리 실력을 실적으로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무리 장이 좋아도 초고위험 상품은 팔지 않는 ‘중위험·중수익’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핀테크(금융+기술)가 활성화하면 소액 자산을 가진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영업 전략도 별도로 마련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유 사장은 기자에게 추천 상품으로 월지급식 펀드를 권했다. 일본은 월지급식 펀드가 전체 공모펀드의 46%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고령화 시대에 인기를 모을 수밖에 없는 상품인 만큼 우리가 앞장서서 판매하려고 한다”며 “원금을 지키면서 매달 나오는 수익을 재투자할 수 있어 젊은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투자 전략으로는 국내에선 배당과 공모주 관련 투자, 해외에선 유럽과 일본 투자를 추천했다. 중국은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에 당분간 보수적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유 사장은 “2020년에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에 사무소를 연 인도네시아에서는 인수합병할 증권사를 찾고 있다. 중국에서는 자회사(베이징진우투자자문사)를 거점으로 한국 증시에서 인수합병이나 IPO를 원하는 중국 기업 및 국부펀드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 최장수 CEO 유상호 사장(55)
- 1960년 출생
- 고려대 부속고등학교 졸업 (1978)
-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1985)
-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경영학 석사(1988)
- 한일은행 (1985~1986)
- 대우증권(1988~1999) 리스크관리부장, 런던법인 부사장
- 메리츠증권(1999~2002) 상무, 전략사업본부장 겸 기획재경본부장
- 한국투자증권 (2002~현재) 부사장, 대표이사 사장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