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의 주요 쟁점 중 하나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내 군시설 사찰과 관련, 이란 정부가 '통제된 상황'을 조건으로 동의한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조건부이긴 하지만 이란의 군시설 사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르스통신, 국영 방송 등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이날 "이란은 군시설에 대한 (IAEA의) 통제된 접근을 허용하는 안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아흐마드 슈하니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위원도 엄격히 통제된 특정 조건하에서 제한된 군시설 사찰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20일 핵협상에서 군시설은 IAEA의 사찰 대상에 포함돼서는 안된다고 밝힌 것과 다소 차이가 난다.

군시설 사찰을 둘러싼 이란과 미국의 갈등은 지난달 2일 협상 잠정타결 직후부터 불거졌다.

미 국무부가 당시 낸 '팩트시트'에서 IAEA의 사찰 범위와 관련, "IAEA가 나탄즈와 포르도의 우라늄 농축 시설 등을 포함해 이란이 최근 가동한 모든 핵시설을 현대적 감시 기술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해석하면서다.

미국은 "이란은 의심스러운 장소 또는 비밀스러운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한 IAEA의 사찰을 허용하도록 요청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란 군시설도 사찰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락치 차관은 또 이날 핵프로그램을 연구하는 이란 과학자를 IAEA가 면담해야 한다는 서방의 제안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이란 핵물리 과학자의 신원이 공개되면 서방 정보 요원의 암살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이에 반대해 왔다.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