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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사회적 경제 기본법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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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시장 대신 연대·복지로 선회
    큰 정부 합리화·보조금 중독 초래
    규제개혁 통한 일자리 창출이어야

    조동근 < 명지대 교수·경제학·객원논설위원 dkcho@mju.ac.kr >
    [다산칼럼] 사회적 경제 기본법이라니…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회적 경제 기본법’의 백미는 그가 내린 ‘사회적 경제’의 정의다. 빈곤을 해소하는 복지, 따뜻한 일자리, 사람과 노동의 가치, 협력과 연대의 가치, 지역공동체의 복원, 그리고 이런 것들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선한 정신과 의지 등이 소중한 ‘사회적 가치’이며 “사회적 경제는 이런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적 활동”이라는 것이다.

    그의 사회적 경제는 제러미 리프킨의 유러피언 드림(2004)을 떠올리게 한다. 이듬해 국내에서도 출간된 이 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일독을 권했다는 입소문으로 유명해졌음은 익히 알려진 그대로다. 유러피언 드림은 개인의 자유보다 공동체 내의 관계를, 획일보다는 문화적 다양성을, 부의 축적보다는 삶의 질을, 경쟁보다는 협력을, 재산권보다는 보편적 인권을 강조했다. ‘아메리칸 드림’은 여지없이 저급한 것으로 격하됐다. 하지만 유러피언 드림은 이내 무색해지고 말았다. 이유는 간명하다. 미국의 경제부활과 유럽의 경제 위기가 그 답이다.

    사회적 경제 기본법의 제안 이유는 마치 운동권의 출정식을 보는 듯하다. 법안은 구속적이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명료해야 한다. “양극화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내부로부터의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공동체 붕괴를 막는 것이 시대적 과제이기에 역사적 소명의식을 가지고 한국 경제의 체제를 개혁해야 한다. 이제까지의 패러다임인 국가의 복지, 자유시장경제의 성장으로는 부족하다. 사회적 경제라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무엇이 ‘사회적 경제조직’인가.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농어촌 공동체회사 등”이다. 또 동(同)법안은 거대한 조직 신설을 요구한다. 대통령 직속의 ‘사회적경제위원회’를 설치하고 실행 조직으로 ‘사회적경제원’을 둬야 한다.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회적 경제 5개년 기본계획을 세우고 정부는 사회적 경제조직이 생산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5%까지 우선 구매해야 하고, 발전기금도 조성해야 한다. 법안을 통해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육성하자는 것이다. 개발연대의 정책 발상이 그대로 묻어 있다.

    사회적 경제 기본법은 협력과 연대를 전면에 내세우며, 자유시장 경제에 반감을 드러낸다. 그러나 협력, 분업, 경쟁, 연대는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 원시공동체의 ‘대면(對面)사회’를 익명의 ‘개방사회’로 바꾼 것은 경쟁과 분업이다. 시장경제는 분업과 경쟁을 통해 협동과 연대를 꾀하는 체제다. 따라서 이 같은 가치들은 오히려 시장경제 체제에서 효율적으로 추구된다.

    ‘사회적 가치’와 같은 합의하기 어려운 개념을 국가의 ‘자의성’을 배제해야 하는 행정법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협력과 연대를 전면에 내세우면 ‘자유와 창의’를 경제상의 기본질서로 한다는 헌법 119조 1항과 충돌한다. ‘사회적 경제’에서 ‘사회적’에 방점이 찍히는 순간 시장은 실종되고 ‘통제와 계획’이 그 자리를 메운다. 하이에크가 설파했듯이 자유와 계획은 양립할 수 없으며 양립할 경우 계획으로 기울어진다. ‘사회적’이라는 용법은 큰 정부를 합리화시킬 뿐이다.

    사회적 경제조직을 육성하면 양극화를 제어하고 붕괴를 막을 수 있겠는가. 부정적이다. 정부가 후원한 사회적 기업이 자율성과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부 정치세력의 생계유지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지원을 받는 한 지방자치단체 선거나 총선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다.

    사회적 경제 기본법은 반(反)자본주의 이데올로기와 협동조합주의의 결합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회적 경제조직을 마치 곧 무너져 내릴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미화해서는 안 된다. 정부 지원이 끊기면 주저앉는 관치 사회적 경제가 오히려 국가적 낭비와 위기를 초래할 개연성이 높다. 보조금과 지원금, 세제혜택의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규제완화, 노동시장 개혁, 혁신을 통한 진정한 의미에서의 일자리 창출이다. 사회적 연대가 일자리를 만든다고 생각하는가. 왜 사회적 경제 기본법인가.

    조동근 < 명지대 교수·경제학·객원논설위원 dkcho@mju.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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