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코스피, 추가 상승에 '무게'…美 증시 '훈풍' 기대
24일 코스피지수는 '닷컴버블'을 뛰어넘는 급등 랠리를 펼치고 있는 미국증시 영향에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간밤 미국 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000년 '닷컴버블' 이후 15년 만에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장 중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종가 기준 최고치도 눈 앞에 뒀다.

전날 코스피는 이틀동안의 숨고르기를 마치고 1% 넘게 상승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가 미국발(發) 호재에 또 한번 주행속도를 높일지가 최대 관심사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점치는 의견이 많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고, 1분기 어닝시즌 초반 성적이 양호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상승동력)이 부각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해왔던 실적개선 기대감이 현실화될 조짐을 나타내고 있어 코스피의 우상향 흐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전날까지 SKC LG화학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형주들이 시장 눈높이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잇따라 내놓으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대형주의 컨센서스 상회 비율도 63%를 넘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주요 대외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코스피의 일시적 상승탄력 둔화도 염두에 둬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장 이날부터 시작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그리스 채무 협상의 난항이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협상 지연에 따른 뱅크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에서는 긴급유동성지원 대출한도를 15억유로 증액키로 결정했으나, 실질적인 합의안 도출 전까지 당분간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리스의 디폴트와 같은 중대한 이슈는 외국인들의 신흥국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한국은 신흥국 중에서도 튼튼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그리스에 대한 직접적인 노출도 미미하다는 점에서 추세적 조정 요인이 아닌 일시적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는 28일 예정된 미국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투자자들의 관망심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주택지표의 호조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오는 6월 금리결정을 앞두고 미국중앙은행(Fed)이 시사할 금리정책 변경 신호에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