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용수 씨(48)는 최근 서울 서교동에 가지고 있는 다세대주택(전용면적 80㎡)을 외국인 여행객이나 교환학생에게 단기로 임대하고 있다.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4개월까지 집을 빌려준다. 한 달에 벌어들이는 월세 수입은 평균 220만원 내외다. 내국인에게 월세를 줄 때보다 수입이 두 배 정도 높다. 김씨는 “내국인에게 임대할 때보다 번거롭기는 하지만 수입이 짭짤해 만족한다”며 “집을 한 채 더 사서 외국인 임대를 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 흐름 바꾸는 '뉴 노멀'] '틈새 시장' 외국인 단기임대…"연 10% 안팎 수익 쏠쏠"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틈새시장을 개척해 보유 부동산의 수익률을 높이는 투자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 홍대, 명동, 강남 등에서 활발한 외국인 단기임대다. 게스트하우스 셰어하우스 등의 이름을 달고 영업하고 있다.

외국인 단기임대 시장 활성화의 일등 공신은 대표적 공유경제 사이트인 에어비앤비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곳을 통하면 외국인 게스트 유치가 쉬워 외국 생활 경험이 있는 30~40대가 게스트하우스 창업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에 등록된 게스트하우스만 600곳을 넘는다. 강남구 청담동과 삼성동에서 두 곳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곽상희 씨(42)는 “좋은 평판을 쌓아야 손님이 몰린다”며 “투자금 대비 연 10% 이상의 수익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강남역 주변 오피스텔 10실 이상을 월세로 빌려 외국인 단기임대를 하는 이철호 씨(37)는 “오피스텔 한 실당 50만원 정도 순수익이 생긴다”며 “예전의 회사 연봉보다 많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내국인 단기임대 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다. 이는 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2년이 아니라 한 달 단위로 집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논현동 역삼동 등에 단기임대를 목적으로 지어진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다가구주택 등이 밀집해 있다. 국내 최대 단기임대업체인 라이프테크가 관리하고 있는 단기임대주택은 1400여실에 달한다. 수수료를 받고 주인을 대신해 집을 관리(임차인 모집·보수)해주거나 아예 집주인으로부터 집을 빌려 단기임대를 한다. 이 회사의 박승국 사장은 “2년 단위로 월세를 주면 연 수익률이 4~5% 수준이지만 단기임대를 하면 8% 이상으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외국인 단기임대를 두고 불법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일부 게스트하우스는 외국인 숙박업 등록을 하지 않고 불법으로 영업하고 있다. 또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내국인 대상 단기임대를 하는 이들도 있다. 모두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서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