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확산되는 '소나무에이즈' 재선충병…나무 1년새 160만그루 고사
식목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국의 산림이 소나무재선충병과 화재로 신음하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해 5월부터 올 3월 말까지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려 죽은 나무가 158만그루에 달한다”고 2일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208만그루)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재선충병에 대한 시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소나무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은 걸리기만 하면 100% 말라 죽는다. 재선충이 소나무에 침입하면 수분과 양분 이동 통로를 막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치유 방법은 없다. 최근 몇 년 새 가뭄 현상이 되풀이되면서 2010년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는 20여만그루에 불과했지만 5년 새 7배 이상 늘어났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전국 226개 시·군·구 중 41%에 달하는 93곳에서 발생했다. ‘재선충 청정 지역’이던 서울도 지난해 7년 만에 북한산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산림청과 각 지방자치단체는 다음달부터 재선충병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을 옮기는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는 대개 5월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재선충 확산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감염된 소나무를 모두 잘라내는 것이다. 재선충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가 죽은 소나무에서 번식하기 때문이다.

산불도 크게 늘어났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총 252건의 산불을 분석한 결과 상춘객이 몰리는 4월에 48건(19.0%)으로 가장 많았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