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어 서울 마포·용산 등 신규 분양 상품에 투자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에는 아파트 투자이민 계약도

대우건설이 지난 13일 분양한 서울 마포 한강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
대우건설과 분양회사 관계자들은 최근 계약자 현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

현재 비즈니스 등으로 한국에 거주하긴 하지만 국적이 다른 외국인 10여명이 전체 448실 가운데 20실 가량을 계약한 것이다.

이 오피스텔 분양을 맡은 미드미디앤씨 이월무 대표는 "외국인 대상의 별도 마케팅도 없었는데 청약 전 모델하우스에서부터 관심을 보여 놀랐다"며 "계약자중에는 중국인이 가장 많고 캐나다, 미국, 러시아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 오피스텔에 외국인들이 투자를 한 것은 입지 영향이 크다.

이태원·용산·신사동 가로수길 등과 함께 최근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은 홍대 상권에서 오랜만에 분양된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점이 이목을 끈 것이다.

특히 마포구의 경우 40여개의 사후면세점이 밀집해 있고 홍대입구역에서 공항철도를 통해 인천공항까지 바로 이어지는 등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비롯한 외국인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어서 투자에 거부감이 없었다는 평가다.

이 오피스텔은 분양가가 높은 편이었지만 계약시작 일주일 만에 완판됐다.

이 대표는 "이 지역에 중국 등 외국인 수요가 많다보니 임대사업을 목적으로 구입하려는 듯했다"며 "기대 수익률도 연 5% 수준으로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아파트·오피스텔 등에 외국인들의 투자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제주도 등지에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가 활기를 띤 데 이어 상대적으로 잠잠하던 서울 도심권이나 수도권 경제자유구역까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이 용산에서 분양중인 '래미안 용산' 주상복합아파트에는 미국 4명, 인도네이시아 1명 등 외국 국적의 교포와 외국인이 5가구를 계약했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이 135∼240㎡로 분양가가 가구당 15억∼20억원에 이르는 고가 주택이다.

다른 2명의 외국인은 국내 은행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국내에 사업 등의 목적으로 왕래가 있는 교포들이 주로 투자를 했다"며 "임대 등의 용도로 활용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에서는 투자이민 목적의 외국인의 투자가 성사됐다.

포스코건설이 분양한 송도 그린워크 3차 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149㎡ 1가구가 중국인에게 팔렸고, 송도 마스터뷰 아파트 155㎡ 1가구도 역시 중국인이 가계약을 했다.

지난해 인천경제자유구역내 미분양주택이 부동산 투자이민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중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중국인 투자자를 잡기 위해 지난 1월 31일과 2월1일 양일간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모델하우스에서 '차이나데이(China day)' 행사를 개최하고 50여명의 중국인들과 투자상담을 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유커들을 중심으로 국내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 등 외국인 대상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앞으로 수익형 부동산이나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외국인 대상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 대형 건설사의 관계자는 "최근 국내 주택경기가 살아나면서 중국 등 외국인들의 투자 문의도 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선호할 만한 도심권의 상품을 중심으로 별도의 판촉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