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개척자' 故 송인상 고문님을 보내며…"시장경제 큰 가르침, 기억하겠습니다"
우리나라를 황무지에서 일으켜 세우신 ‘한국 경제의 개척자’ 회남 송인상 고문님(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전 재무부 장관, 전 효성그룹 동양나일론 회장)이 이렇게 가시니 너무 슬프고 가슴이 아픕니다.

백세의 고령에도 평생의 소명인 부강한 대한민국 건설에 헌신하신 생전의 모습이 선합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는 세간의 말이 야속하게 느껴집니다.

고문님께서는 식민지배와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리나라를 재건하고, 한국 산업의 고도화를 선도하여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초석을 놓으셨습니다. 큰 업적을 남기신 송 고문님의 빈자리는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1960년 당신께서 입안하여 공표한 ‘경제개발 3개년계획’은 경제 난국의 시기를 극복하는 데 밑바탕이 되었으며 이것은 한국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업화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바람직한 경제정책은 국민에게 희망과 풍요를 주어야 하며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대를 올바르게 읽는 발상과 그것을 무한으로 추구하는 집념이라는 가르침을 주신 고문님의 고귀한 정신은 늘 그리울 것입니다.

1981년부터는 전경련 부회장으로 6년간 활동하면서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해 시장경제 원칙을 강조하셨습니다. 우리 경제의 국제화, 국내외 각종 경제현안에 대한 정책 제안, 국제기구 및 외국 경제단체와의 교류 협력, 기업의 사회공헌사업 등 국내 산업의 선진화와 고도화를 위해 힘쓰셨습니다. 고 정주영 전경련 회장과 함께 우리나라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유치하는 데도 크게 공헌하셨습니다. 전경련 원로자문단회의에 참여하면서 중요한 경제, 사회 현안에 대해 많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고견을 주셔서 늘 감사했습니다.

또한 고문님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셨습니다. 1995년부터 국제로터리클럽에서 국가와 인종을 초월한 사회봉사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우리를 돌아보게 만들어 주시기도 하셨지요.

고문님께서는 “경제는 흐르는 물과 같다”고 말씀하시면서 “물꼬를 터주는 장애물을 제거하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통찰력 있는 당부의 말씀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경제계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고문님을 붙들 수 없겠지요. 하지만 아쉬운 심정은 어쩔 수 없군요.

고문님! 이제는 편히 쉬십시오. 고문님의 말씀을 항상 기억하면서 부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후배들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허창수 <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