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합장 동시 선거 잘 치르자
내달 11일은 동시 조합장선거가 있는 날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전국 1326개 조합에서 280여만명의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장 선거는 투표권자가 지방선거 등에 비해 비교적 적고 후보자와 지역에서 친밀한 경우가 많아 과거부터 부정선거의 원인이 됐으며, 연중 치르는 선거로 효율적이고 공정한 선거관리에 한계가 있었다. 동시 조합장선거는 이를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위탁기관인 농협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해 검찰, 경찰 등에서도 부정·혼탁 선거 척결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공명선거 정착에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높다.

그러나 최근 일부 지역의 불법, 탈법 선거운동 사례에 대한 보도는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일부 후보자의 그릇된 생각과 행동으로 농업, 농촌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선출하는 뜻깊은 선거가 금품 살포 및 불법 선거의 표상으로 전락하지 않을지 매우 안타깝다.

동시 조합장선거가 올바른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1차적인 책임은 후보자들에게 있다. 그러나 유권자인 조합원들의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모여서 당선자를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유권자인 조합원들의 책임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조합장은 조합원을 위한 봉사와 헌신의 의무가 있으며 당선된 농협과 조합원의 재산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책임도 있다. 금품을 살포하고 향응 등을 제공해서 당선된 사람은 사리사욕과 이권에만 눈이 멀어 우리 농협의 경영을 악화시켜 농업·농촌이 피폐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법과 질서를 무시한 채 집요하게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무슨 기대를 할 수 있겠는가.

부정선거를 없애고 올바른 선거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 일은 조합원 스스로가 해야 한다. 조합장이 될 사람이 정직한 사람인지, 부정과 불법을 저지를 사람은 아닌지, 농민의 입장에 서서 농업의 가치와 발전을 지켜나갈 각오와 준비는 되어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선택하자. 돈봉투를 건네는 등 부정, 불법 선거를 자행하는 후보자는 관할 선관위 또는 경찰에 즉각 신고해 그들로부터 우리의 농협을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

피땀으로 일군 농민들의 농토처럼 비옥하고 청정한 선거문화가 정착될 때, 비로소 우리 농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잊지 말자.

성효용 < 전국새농민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