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올해 '경찰의 ★' 누가 달았나…경찰대 69%·영남 출신 절반 넘어
경무관 이상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 경찰대와 영남 출신의 강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마무리된 올해 경무관 이상 경찰 고위직 승진자 32명의 △입직 경로 △출신 지역 △직전 보직 등을 분석한 결과 경찰대 출신이 22명으로 전체의 69%까지 치솟았다. 영남 출신(고등학교 기준)도 18명으로 전체 승진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더 뚜렷해진 ‘경·영’ 강세

[경찰팀 리포트] 올해 '경찰의 ★' 누가 달았나…경찰대 69%·영남 출신 절반 넘어
의경에서 치안총감(경찰청장)까지 12단계의 경찰 계급 중 경무관 이상을 ‘경찰의 별’이라 부른다. 경찰서장급인 총경에서 경무관으로 승진하면 계급장이 작은 무궁화 모양에서 5각형의 큰 태극 무궁화로 바뀌는 데서 비롯된 말이다. 13만명의 경찰공무원 중 경무관(57명), 치안감(25명), 치안정감(6명), 치안총감(1명) 등 ‘경찰의 별’을 어깨에 달고 있는 사람은 89명에 불과하다.

올해 경무관 이상 고위직 인사의 특징은 ‘경·영(경찰대·영남)’ 출신 승진자의 급증으로 요약된다. 경찰대, 간부후보, 순경공채, 고시특채 등 입직경로별로 보면 경찰대 출신 경무관 이상 승진자 32명 가운데 22명으로 지난해(32명 중 14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간부후보 출신이 6명으로 경찰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에 따라 승진자(32명)를 포함한 경무관 이상 고위직 89명 중에서 경찰대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56%로 높아졌다. 경찰대 출신(2기) 첫 경찰수장인 강신명 경찰청장을 비롯해 치안정감 2명, 치안감 12명, 경무관 35명 등 50명이 경찰대를 나왔다.

지역별로는 영남 출신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승진자 32명 중 영남 출신은 18명(56%)으로 지난해(승진자 32명 중 11명·34%)보다 크게 늘었다. 충청(6명) 호남(5명) 강원(2명) 서울(1명) 등이 뒤를 이었다.
[경찰팀 리포트] 올해 '경찰의 ★' 누가 달았나…경찰대 69%·영남 출신 절반 넘어
경찰 내에서 ‘성골’로 통하는 영남지역 고등학교와 경찰대를 졸업한 ‘경·영’ 출신 고위직은 모두 12명이다. 강신명 청장(경찰대 2기, 대구), 권기선 부산지방경찰청장(경찰대 2기, 경북), 이승철 제주지방경찰청장(경찰대 2기, 경북), 이중구 경찰청 경비국장(경찰대 1기, 경남), 박기호 경찰청 치안정책관(경찰대 3기, 경북) 등이 ‘경·영’ 출신이다.

‘현장’ 성과가 승진에 반영

일선에서 현안을 정면돌파한 간부들의 약진도 올해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 나타난 특징이다. 경찰을 ‘현장 업무중심의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강 청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강 청장은 취임 당시 “현장을 중심으로 전문가가 우대받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엔 경감 이상 간부 2만2000여명에게 이메일을 보내 ‘연공서열식 근무평가에서 벗어나 업무중심으로 평가를 진행하라’고 지시했고, 인사평가에서 50%를 차지했던 근무평정 비율을 65%로 높였다.

강 청장의 이 같은 방침은 경무관 이상 고위직 승진 인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현장과 현안에서 더 두드러진 역할을 했던 간부들이 약진했다. 경무관으로 승진한 김헌기 인천청 2부장(전 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과장)은 올해 최대 현안이었던 ‘유병언 부자 검거 작전’과 ‘동네조폭 검거 100일 작전’에 기여한 게 높이 평가됐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승진자가 없었던 사이버와 생활안전, 여성청소년 분야에서도 승진자가 나왔다. 조희현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전 서울청 생활안전부장)과 이승철 제주청장(전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장)이 치안감으로 승진했고, 박명춘 충남청 제2부장(전 경찰청 사이버범죄대응과장)과 김창룡 경남청 제1부장(전 서울청 여성청소년과장)은 경무관이 됐다. 경찰의 주요 현안인 4대 사회악(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근절 및 급증하는 사이버 범죄 예방과 관련된 일을 했던 사람들이다.

지방 배려 확대…6명 경무관 승진

통상 경무관 인사에선 지방에서 근무하는 총경 1~3명이 승진자에 포함돼 왔다. 그런데 올해엔 지방 총경 6명이 경무관으로 승진했다.

다문화 가정이 늘면서 경찰에서도 중시되는 업무인 외사 관련 분야에서 승진자가 다수 나왔다. 경무관으로 승진한 김흥진 경남 창원 중부경찰서장(전 김해 중부경찰서장)과 김수희 경남청 제2부장(전 안산 상록경찰서장)은 다문화 가정이 많은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활동을 펼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찰 첫 부부 경무관으로 유명해진 현재섭 경북청 제1부장(전 경기청 외사과장)도 다문화 치안 수요가 많은 경기 지역 외사 업무를 맡아 왔다.

올해 아시안게임 등 대규모 행사를 무리없이 치르는 데 기여한 인천지방경찰청에선 처음으로 경무관(정승용 부천 원미경찰서장, 전 인천청 보안과장) 승진자를 배출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