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증시 운명을 묻다] 이준재  한국證 센터장 "두 巨人을 주목하라"
"내년 국내 증시에서는 어느 해보다 삼성전자현대차 등 '두 거인(巨人)'에 주목해야 합니다. 내년에도 국내 기업들의 감익 우려는 계속될 것이고, 이 두 회사 역시 올해보다 이익 감소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 증시를 지배할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증시 키워드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 기업의 실적과 배당을 꼽았다. 두 기업의 이익은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책은 강화될 것으로 봤다.

이 증권사는 또한 내년 코스피지수 범위를 1870~2200포인트로 전망했다. 상반기는 박스권 내에서 등락할 것으로 관측했고, 하반기에는 점진적 우상향 흐름을 보이는 전형적인 '상저하고(上低下高)'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사진)은 26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감익의 우려가 있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한 "국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국민연금을 필두로 배당에 대한 요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내년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코스피가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2015년 코스피지수의 예상 밴드를 제시해 달라.

"내년 코스피지수 예상밴드는 1870~2200포인트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말에는 2130포인트로 하반기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시가총액 1, 2위 기업들의 감익 우려가 여전할 것이다. 하지만 하반기 자사주 매입과 배당 이슈로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다. 연기금 배당 확대 요구도 주목해야 한다."

▷내년 주식시장을 지배할 키워드는 무엇인가.

"기업들의 실적과 배당이다. 주가는 이익과 멀티플(주가실적배율)의 곱으로 표시될 수 있다. 따라서 이익은 주가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이다. 지난 4년간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힌 가장 큰 이유 역시 기업의 이익 정체 때문이었다. 올해 역시 기업 이익이 결국 코스피 업종지수와 기업 주가를 결정할 것이다. 배당은 이미 시장의 화두다. 배당지표 개선은 종목별 주가 차별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은 어떤가.

"전체적인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국내 초대형기업그룹은 내년 제로 성장을 예상한다. 중대형기업그룹의 이익은 올해 대비 내년 20% 증가할 전망이다. 전체적으로는 8%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 소재, 산업재 섹터의 이익 증가율이 50%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이고, 경기소비재와 IT의 성장이 가장 더딜 것이다."

▷대외 리스크에 의한 코스피 변동성은 계속 될까.

"달러화 강세는 국내 증시에 부정적 요소다. 달러화 강세는 통념과 달리 원화 약세장에서 시장이 상승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코스피에는 부정적인 신호다. 지속되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신흥국 국가부채 부각 가능성도 국내 증시에 악재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확장적 통화정책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동시에 가진 양날의 검이다. 역사적 경험으로는 금리 상승기에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오히려 많았다. 이는 금리 상승을 경기 호전의 신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 경기회복이 순조롭지 않아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지는 것이 나쁜 뉴스가 될 수 있다. 다만 금리 변동으로 인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것은 리스크다."

▷글로벌 경제와 국내 경기 방향을 예측해 달라.

"내년에도 국내에서는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5%, 물가 상승률은 0.9%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아베노믹스(일본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 강화로 엔화 가치 약세, 국제유가 하락, 신흥국 금융불안 등 국내 기업의 수출 환경이 여전히 어려워 정부의 구조개혁 의지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인한 수요 증대로 소비재 제조업과 서비스업에는 긍정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에 우선 주목해야 할 주식은 무엇인가.

"배당 관련주는 내년 상반기까지 시장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저금리 환경 지속, 정부 정책 변화, 기업의 태도 변화 등 배당 관련주가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서다.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도 강화되고 있다. 그동안 배당수익률이 높았던 전통적인 고배당주, 배당 안정 성장주, 배당 여력이 큰 주식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