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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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증시 '축포' 속에서도 국내 증시는 나홀로 고독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대외적인 위협요인(리스크)이 여전한 가운데 외국인이 매도 자세를 유지하며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외국인의 귀환없이는 의미있는 반등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4년간 성탄절을 앞두고 '바이(Buy) 코리아'로 돌아섰던 외국인이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은 11거래일 째 '팔자'에 나섰다. 코스피는 강보합세이긴 하지만 미국서 날아온 '깜짝' 대형 호재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간밤 미국 증시는 3분기 '깜짝' 경제성장률에 힘입어 다우존스산업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만8000선을 돌파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가 5.0%로 2003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대형 호재였다.

전날 코스피지수도 상승세였던 미국과 유럽 증시와는 달리 사흘 만에 약세로 마감했다.

대만과 필리핀을 중심으로 주요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선 외국인 매수세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의 귀환을 점치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10~2013년 마지막 4거래일의 경우 모두 외국인들은 국내 시장에서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들이 연간 85억 달러 순매도했던 2011년의 경우에도 마지막 4거래일만 따지고 보면 1억6000만달러 순매수를 보였다"고 말했다. 2010, 2012, 2013년 연말에는 각각 2억3000만달러, 2억6000만달러, 1억5000달러 매수 우위였다고.

한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수급 부담 요인인 외국인 매도 스트레스가 연말까지 낮아질 것으로 봤다. 지난해 12월과 비슷하게 외국인들의 매도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발표된 2015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재차 거론한 배당 확대 유도 역시 국내 증시에 대한 매력을 높여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9~10월 증시 급락을 주도했던 유럽계 자금이 돌아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9월 이후 외국인 매도를 이끌었던 것은 유럽계 자금인데 최근에는 유럽계의 조세회피지역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로존의 투자심리가 회복세에 있고 정점에 달했던 리스크 지표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민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실행이 기정사실화되며 유로존 투자심리가 좋아지고 있다"며 "유가 하락이 둔화하고 유로존 시스템의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돼 관련 지표도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 역시 "유로존의 경기 성장동력(모멘텀) 확대는 수급 개선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와 상관관계가 높은 유로존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 역시 반등을 지속하고 있다"며 "외국인 수급 개선에 의한 코스피 상승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