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안 끼고 직접 땅 구매…PF 받을 일 없어 가격 싸져
공급물량 1년새 5배 늘어
올해 조합주택 1만5000가구…1000가구 넘는 대단지도 많아
조합추진위 관계자는 “사업 부지를 모두 확보한 데 이어 확정 분담금 보증서를 발행해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 발생 우려를 없앤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신규 분양 붐을 타고 한동안 수요자 외면을 받았던 지역조합아파트가 다시 잇따르고 있다.
○‘토지 리스크’ 줄인 조합주택 등장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지역 주민들이 결성한 조합이 사업 주체가 돼 땅을 매입한 뒤 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아 집을 짓는 방식이다. 자기 땅에 아파트를 짓기 때문에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이 필요 없어 일반 아파트보다 분양가격이 15%가량 저렴하다. 추진 절차가 재건축·재개발사업에 비해 간소해 사업 속도도 빠른 편이다. 청약통장 없이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고 전매제한도 없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그동안 좀처럼 활성화되지 못했다. 토지 매입 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져 사업이 지연되기 일쑤였고 조합 비리도 끊이지 않았다.
올해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활성화되는 이유는 전세난 속에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층이 두터운 데다 사업의 최대 걸림돌인 부지 확보 문제를 신규 조합원 모집 시작 전에 해결한 사업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주택건설 대지의 80% 이상에 대한 토지사용승낙서를 받아야 하고, 사업계획승인을 얻기 위해선 부지 95%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그 뒤 잔여 부지 매도청구가 가능해진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토지 확보가 관건인 만큼 토지 매입 현황과 자금관리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합원 모집 나선 지역주택조합
서희건설은 전국에서 20여개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진행 중이다. 남양주현대엔지니어링지역주택조합은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일대에서 1602가구(전용 59~84㎡)에 대한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부지 매입이 마무리됐다는 게 조합의 설명이다.
남양주창현지역주택조합도 남양주시 화도읍에 지어질 ‘남양주 이안파크시티’ 조합원을 모집 중이다. 1308가구(전용 59~84㎡) 규모로 공급가격은 3.3㎡당 700만원 안팎이다. 경춘고속도로 화도IC와 가깝다. 아산신창지역주택조합은 내달 충남 아산시 신창면 일대에 들어서는 ‘아산신창 경남아너스빌’ 조합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59~74㎡, 총 631가구로 구성됐으며 사업 대상 부지 95% 이상에 대한 토지사용승낙서를 확보했다.
택지지구 안에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추진되는 아파트도 등장했다. 서산테크노밸리지역주택조합은 충남 서산 테크노밸리 A9a블록 땅을 확보해 전용 59~74㎡, 중소형 590가구로 구성된 ‘신일 해피트리’ 조합원을 모집 중이다. 올해 공급하는 지역주택조합 물량(부동산114 기준)은 지난해 3122가구보다 5배가량 늘어난 1만5000여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