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롯데월드몰 3층 ‘홍 그라운드’는 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로 붐볐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28일 롯데월드몰 3층 ‘홍 그라운드’는 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로 붐볐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28일 낮 12시30분. 롯데월드몰 3층과 5~6층 식당가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평일이었지만 점심 식사를 하러 온 쇼핑객과 주변 직장인이 많아 대부분 매장은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 홍대 맛집이 한데 모여 있는 3층 ‘홍 그라운드’를 찾은 직장인 이선영 씨(30)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음식점과 카페가 많다”며 “일요일을 포함해 사흘 연속 이곳에서 식사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문을 연 롯데월드몰이 개장 보름 만에 서울 동남권 최대 맛집 밀집지역으로 떠올랐다. 기존 유명 외식업체는 물론 이곳에만 매장을 연 신규 브랜드의 출점이 이어지면서 ‘쇼핑이 아니라 외식하러 롯데월드몰에 간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개장 보름만에…'맛집 순례지'된 롯데월드몰
현재 롯데월드몰에 입점했거나 입점이 예정된 음식점과 카페, 베이커리는 총 94개다. 이 중 롯데월드몰에 한국 내 첫 매장을 낸 브랜드는 총 17개다. 호주에 가면 찾아가 볼 곳 중 하나로 꼽히는 브런치 레스토랑 ‘빌즈’가 롯데월드몰 1층에 국내 첫 매장을 열었다. 핫케이크와 계란 요리로 유명한 곳이다. 빌즈의 빌 그랜저 대표는 롯데월드몰점 개점을 앞두고 직접 방한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파악하는 등 매장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식료품점 겸 레스토랑인 ‘펙’의 첫 매장도 이곳에 있다. 정통 이탈리아 음식과 1500종의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글로벌 셰프 어워드를 수상한 히데 야마모토의 이름을 건 일식당도 있다. 초밥뿐 아니라 로바타(화로구이)와 라멘 등 다양한 메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카페 ‘제르보’는 롯데월드몰로 자리를 옮겨 유럽 왕실과 귀족들이 즐기던 최고급 케이크와 음료를 판다. 코냑과 호두를 사용해 만든 에스테르하지 케이크가 대표 메뉴다.

미국식 수제 햄버거를 맛볼 수 있는 ‘하드락카페’, 롯데제과에서 수입하는 초콜릿 길리안의 카페형 매장인 ‘길리안 초콜릿 카페’와 일본의 쓰케멘 전문점 ‘미츠야도제면’ 등도 롯데월드몰에 1호점을 낸 해외 브랜드들이다.

삼양식품은 롯데월드몰을 통해 외식사업에 발을 내디뎠다. ‘라멘;에스’라는 일본식 라면 전문점을 6층에 연 것. 삼양식품 관계자는 “회사의 라면 생산 노하우를 담았다”며 “롯데월드몰점을 시작으로 가맹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양식품은 매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맛과 서비스에 관한 설문조사를 해 개선사항을 찾고 있다.

롯데리아는 유럽풍 레스토랑 ‘빌라드샬롯’을 지하 1층에 냈다. 롯데월드몰점의 성공 여부를 지켜본 뒤 연내 5호점까지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한식당 ‘대장금’, 빈센트 반 고흐를 테마로 꾸민 ‘반고흐카페’ 등도 이곳에 첫 매장을 열었다.

지역 맛집들도 롯데월드몰에 나란히 자리했다. 1920년 문을 연 한국 최고(最古) 빵집인 이성당은 카페 형태로 새단장했다. 단팥빵·야채빵과 함께 커피·차를 판다. 3층에 있는 홍 그라운드에서는 홍대의 유명 맛집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홍대돈부리, 후쿠오카함바그, 부탄추 등 7개 점포가 맛집 거리를 이루고 있다.

30일에는 ‘푸드캐피탈 왕궁’, 샤부샤부 전문점 ‘신정’, 랍스타 무제한 뷔페 ‘바이킹스워프’ 등이 추가로 문을 연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의 김순갑 과장은 “이번 주말까지 한 곳을 제외한 모든 외식 매장이 문을 연다”며 “외식을 하러 롯데월드몰을 찾는 고객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