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한경데스크] '바보' 소리 듣던 윤동한·최양하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현승윤 중소기업부장 hyunsy@hankyung.com
    [한경데스크] '바보' 소리 듣던 윤동한·최양하
    지난 17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다산홀에서는 다산경영상 시상식이 열렸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창업경영인 부문에서, 최양하 한샘 회장이 전문경영인 부문에서 각각 상을 받았다.

    시상식에서 만난 두 사람의 환한 얼굴이 엊그제 떠올랐다. 현대자동차그룹 공채 기사()를 읽으면서였다. 15만명가량이 입사 원서를 냈다고 했다. 직장을 구하려는 젊은이들을 생각하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때려치우고 중소기업으로 간 윤동한, 최양하 두 회장은 무슨 배짱으로 그런 결정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 찾아 중소기업에 갔다”

    윤 회장은 농협중앙회에 다니다 1970년대 중반 중소기업이었던 대웅제약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농협중앙회는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던 직장이었다. 사표를 쓴 윤 회장에게 주변 사람들은 “바보”라고 말했다. 그런 때마다 윤 회장은 “내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케이스 스터디(사례분석)를 하려고 간다”고 답했다. 윤 회장은 대웅제약 부사장이 됐을 때까지 사업을 배우다 한국콜마를 창업했다.

    대우중공업에 다니던 최 회장은 20㎡ 크기의 목공소(한샘)로 갔다. 그도 윤 회장처럼 “바보” 소리를 들었다. 최 회장은 “사장이 되려고 간다”고 되레 큰 소리를 쳤다. 15년 만에 실제로 한샘 대표이사가 됐고, 이후 20여년간 최고경영자(CEO)로 한샘을 국내 1위 가구기업으로 키워냈다.

    윤동한 최양하 두 회장이 중소기업에 간 것은 ‘꿈’을 찾아서다. 윤 회장은 “대웅제약 부사장일 때 사장을 하라는 제안을 회사에서 받았는데, 그걸 받아들이면 내 사업을 갖겠다는 꿈을 영원히 실현할 수 없겠구나 싶어 회사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최 회장도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으로 집을 만들어주는 일이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스펙을 쌓기 보다는…

    윤동한 최양하 두 회장이 사회에 진출했을 당시는 대학생 수가 적었고, 경제는 고속성장하던 때였다. 요즘은 다르다. 취업준비생이라는 말이 따로 생겼을 정도로 입사 경쟁이 치열하다. 취업준비생은 스펙(취업에 유리하다고 알려진 자격증 등)을 하나라도 더 쌓느라 여념이 없다. 봉사활동이나 극기훈련 같은 것도 ‘적극성을 보여주는 경력 스펙’이다.

    하지만 ‘회사가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펙’에 매달리다 보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있는지를 잊어버린다. 탈락자가 합격자보다 훨씬 많아 여러 번 떨어지는 게 당연한데도 점점 자신감을 잃어간다. 상대방(회사)에 자신을 맞추려다 더 좌절하고, 회사가 나를 뽑지 않은 것뿐인데도 ‘나는 능력이 없다’거나 ‘낙오자’라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되면서 꿈도 사라진다.

    윤동한 최양하 두 회장은 회사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골랐다. 재능이나 적성에 맞고 흥미를 갖고 일할 수 있는 회사를 찾은 것이다. 윤 회장에게는 그게 대웅제약이었고, 최 회장에겐 한샘이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자신감을 갖는다면 어떤 직장을 다녀도 꿈을 키워갈 수 있다는 것을 두 회장이 보여줬다. 젊은이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중소 중견기업은 여전히 많다. 대기업이나 금융사, 공공기관 채용시험에서 떨어지더라도 좌절하거나 꿈을 포기하지는 말자.

    현승윤 중소기업부장 hyunsy@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마이클 버리의 '韓 증시 종말론' 가능성은 희박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이후 한국 증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워블링(wobbling)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변동성이 심한 장세 이후 덤핑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폭락한다는 하이먼 민스크 이론을 토대로 마이클 버리는 한국 증시의 종말론까지 제기했다.전쟁 이후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심해진 것은 내부 요인보다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주요인이다. 모멘텀과 변동성을 중시하는 상품투자자문사(CTA)의 전략상품은 한국 증시처럼 변동성이 커지면 기계적으로 매도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네거티브 감마 포지션을 구축한 옵션 딜러가 주가가 오를 때는 더 사고 내릴 때는 더 파는 것도 변동성이 커진 요인이다.특정국 증시가 전쟁과 같은 외부 충격을 받았을 때 얼마나 빨리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가는 추격 오차 궤적(TET·tracking error track)으로 판단한다. 펀드 성과를 평가하는 잣대로 잘 알려진 추격 오차는 벤치마크와의 이격도를 말한다. 추격 오차가 낮으면 좋은 펀드, 높으면 나쁜 펀드로 분류한다.TET는 동태 방정식의 일환으로 특정 사건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추격 오차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 수 있다. TET가 높은 추격 오차에서 낮은 추격 오차로 변할 때는 복원력이 강하고 그 반대의 경우는 복원력이 상실된 것을 의미한다. TET로 본 한국 증시의 복원력은 강해 전쟁 직후 4900대로 급락했던 코스피지수가 5500 내외로 회복됐다.글로벌 증시 중 한국 증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미국 증시부터 전쟁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았다. 전쟁 발생 이후 지금까지 S&P500지수 하락폭은 3.5%에 불과하다. 유가불확실성지수(OPU)와 생산성지수(PI) 간 상관계수를 보면 미국은 -0.2에 불과해 주요 국가 중에서는 가

    2. 2

      [기고] 상상이 현실로…'AI 국민비서'와 함께 하는 편리한 일상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 곁에는 늘 자비스(JARVIS)가 있다. 복잡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위기의 순간마다 든든한 조력자가 돼주는 인공지능(AI) 비서다. 그런데 영화 속 자비스는 토니 스타크만의 것이었다. 첨단 기술의 혜택을 소수만 누리는 세상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판타지가 우리 국민 모두의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정부는 네이버·카카오와 손잡고 민간의 우수한 AI 기술을 공공서비스에 접목했다. 그 결실로 지난 3월 9일, ‘AI 국민비서’ 시범서비스가 개통했다. 이제 국민은 누리집이나 모바일 앱에서 “주민등록등본 발급해 줘”, “가까운 공공체육시설 예약해 줘”라고 대화하듯 요청하면 필요한 공공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그동안 복지 혜택을 찾고 증명서를 발급받거나 공공시설을 예약하는 일은 작지 않은 번거로움이었다. 관공서를 일일이 직접 방문하거나 여러 누리집을 찾아다녀야 했고, 특히 디지털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에게는 그 과정 자체가 공공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높은 장벽이 되기도 했다.AI 국민비서는 바로 이 장벽을 낮추는 서비스다. 국민이 찾아와야 했던 ‘공급자 중심 행정’에서 정부가 먼저 찾아가는 ‘수요자 중심 행정’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번 시범서비스를 통해 AI 국민비서로 100여 종의 전자증명서를 신청할 수 있고, 전국 1200여 개 공공 체육시설과 회의실 등을 조회, 예약할 수 있다.앞으로 서비스 범위는 국민의 삶 전반으로 더욱 넓어질 것이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받을 수 있는 각종 지원부터 창업을 준비할 때 필요

    3. 3

      [한경에세이] 소부장 경쟁력 강화, 현장에 답이 있다

      “글로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과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국내 소부장 업체 수는 많지만 규모는 작다.”“대기업과의 상생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지난 2월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온 현장의 목소리다. 평생을 산업인으로서 살아온 나는 우문현답, 즉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고 굳게 믿고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기반을 늘 조용히 지탱하는 소부장 산업은 더 이상 제조업의 한 영역으로 그치지 않는다. 미래 산업 생태계의 근간이자 기초다. 우리에게는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려면 현재의 문제를 명확히 알아야 하고, 최일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국회가 소부장 기업을 지원하는 특별법을 처음 제정한 시점은 2001년이다. 그런데 무려 2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우리나라의 소부장 업계 현실은 왜 이리 열악한 것일까. 왜 해외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인가.정치인들과 행정부가 현장을 모르고,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현장의 의견을 전달할 단일 창구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맡을 민간 소부장협회가 없다면 입법 취지에 반하는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나는 지난해 8월 소부장협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소부장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협회가 소부장과 관련해 정부 사업 위탁 수행, 연구개발 및 정책 건의, 전문인력 양성, 제도와 법령 개선 연구 등을 하도록 했다. 소부장협회장이 대통령 직속 소부장 경쟁력강화위원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해 정책 수립에 직접 관여하도록 했다. 그간 해당 위원회에는 소부장 전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