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서 시나리오 흘러나와…공화는 잠정예산안 통과시킬 듯

미국 정치권에서 10월 연방정부가 또다시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될 것이라는 설이 돌고 있다.

공화당이 2015회계연도(올해 10월 1일∼내년 9월 30일) 예산안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 관련 지출 계획이 포함되거나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개혁 관련 행정명령을 내리는 것을 막고자 예산안을 통과시켜주지 않아 지난해처럼 연방정부 기관이 문을 닫는 상황이 초래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중간선거를 불과 한 달가량 남겨두고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지난해 공화당이 그랬던 것처럼 셧다운으로 인해 엄청난 역풍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이런 우려를 슬슬 흘리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대변인인 드루 해밀은 최근 언론에 "공화당 지도부가 또 한 번 정부 셧다운을 위협하면서 자기네가 원하는 법안의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화당은 극단적 보수 세력인 티파티에 아첨하는 것을 그만두고 국민 전체를 위한 법안 심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그럴 듯한 셧다운 시나리오까지 내놓고 있다.

우선 오바마 대통령이 보호자 없이 '나 홀로' 밀입국한 중남미 아동들에 대해 추방을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이를 막는 잠정예산안을 편성해 통과시켜 상원으로 보내면 민주당이 다수 의석인 상원이 이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치권이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면서 예산안 통과에 실패해 10월 1일부터 연방정부가 셧다운될 가능성이 있다고 민주당은 주장한다.

민주당의회선거위원회(DCCC) 에밀리 비트너 대변인은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이 지난해 이맘때에도 셧다운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결과를 보라. 공화당이 진정 셧다운을 원하지 않는다면 개회를 앞두고 셧다운 옵션을 테이블에서 아주 내려놔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미국 정치권은 2014회계연도 개시 직전까지 예산안 협상에 실패해 지난해 10월 1일부터 열엿새간 연방정부가 셧다운되는 사태를 겪었다.

당시 셧다운 정국에서 엄청난 정치적 역풍을 맞았던 공화당은 이런 설이 나도는 데 대해 펄쩍 뛰고 있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는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은 30일 백악관을 루머의 진원지로 지목하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는 한 당원 행사에서 "정부 셧다운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다"며 "바로 백악관(오바마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중남미 아동들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내릴 것으로 보이는 행정명령과 관련해서도 크루즈 의원은 "대통령은 누구도 사면할 권한이 없다"며 "남부 국경 지대에서의 위기는 오바마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국경을 방문하면 함께 골프를 치겠다면서 "그렇게 골프를 많이 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마치 직업이 없는 백수 같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베이너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는 이 문제가 이슈화하는 것을 막고자 9월 의회가 문을 열면 중간선거 직후까지 적용되는 잠정예산안을 편성해 통과시킨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