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중학교 1학년 남학생 A군이 불과 닷새 동안 3번이나 차량을 훔쳐 타고 다니다 추격에 나선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그러나 그때마다 A군이 형사처벌을 할 수 없는 형사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모두 풀어줬다.

10일 오후 11시 30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진동리 동전터널 근처에서 마산중부경찰서 순찰차 2대와 진주경찰서 순찰차 1대 등 순찰차 3대가 도난차량으로 신고된 승용차를 추격끝에 붙잡았다.

순찰차들이 도난차량을 에워싸는 과정에서 도난차량이 마산중부경찰서 순찰차를 들이받아 타고 있던 경찰관 2명이 광대뼈가 골절되고 타박상을 입었다.

잡고 보니 운전자는 운전면허도 없는 중학교 1학년생이었다.

A군은 지난 9일 오후 11시께 사천시내 집 근처 주차장에서 열쇠가 꽂힌 채 주차돼 있던 이모(43)씨의 승용차를 훔쳤다.

훔친 차를 직접 운전해 시내를 돌아다니던 A군은 경찰 검문에 걸리자 곧바로 달아났다.

A군은 추격하는 경찰 순찰차를 따돌리려 한밤중에 사천시를 벗어나 국도 2호선을 따라 진주시 문산읍을 거쳐 창원시내까지 무려 80여㎞를 도주했다.

진주경찰서, 마산중부경찰서 순찰차가 3차례나 길목을 차단한 후 검거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빠져나갔다.

A군은 동전터널을 거쳐 창원시내를 빠져나가려고 시도하다 터널을 나간 직후 결국 붙잡혔다.

A군이 경찰에 붙잡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6일과 8일에도 똑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경찰에 붙잡혔던 사실이 드러났다.

8일에는 사천시내 한 볼링장 앞길에서 열쇠가 꽂힌 채 주차된 승용차를 훔쳐 타고 40여㎞를 돌아다니다 경고방송을 하고 공포탄까지 쏜 남해경찰서 직원들에게 붙잡혔다.

앞선 6일에는 사천경찰서 직원들이 사천시내에서 외제차를 훔쳐 타고다니던 A군을 검거했다.

붙잡힌 장소만 달랐지 불과 5일 사이에 3번이나 똑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A군은 경찰조사에서 "운전을 해보고 싶었다"다거나 "호기심에서 그랬다"며 태연히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은 붙잡힐 때마다 훔친 자동차에는 같은 또래의 여자친구가 타고 있었다"며 "여자친구에게 운전실력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해경찰서와 사천경찰서는 A군이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여서 입건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산중부경찰서는 A군을 처벌하지 못해 일단 부모에게 인계했다.

그러나 A군이 또 같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어 형사처벌 대신 보호관찰이나 소년보호시설 위탁, 소년원 송치 등이 가능한 소년보호처분을 창원지법 소년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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