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각국은 '한국앓이'…자랑스러워요"
“한국을 닮고 싶어 안달이 난 국가가 얼마나 많은데요. 누구도 못한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로서 자부심을 갖고 많은 나라를 도왔으면 합니다.”

도영심 유엔 세계관광기구 STEP재단 이사장(사진)은 10일 이렇게 말했다. STEP재단은 ‘빈곤 퇴치를 목적에 둔 지속 가능한 공익적 관광’을 촉진하기 위해 세워진 유엔 산하 기구다. 2005년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최근 아프리카 르완다의 한 초등학교에 ‘작은 도서관’을 짓고 돌아왔다. 이번이 19개국 146번째다. 도 이사장은 다음주 에티오피아로 떠나 작은 도서관 건립 사업을 이어간다. 오는 10월에는 가나에 갈 예정이다.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퍼블릭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국회사무처에서 일하다 쌓은 각계 인맥을 통해 13대 민정당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마당발’이다.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방한했을 때 안동 하회마을 방문도 그가 주도했다. 하회별신굿을 미 워싱턴DC 존 F 케네디센터에서 초연을 이끌어낸 것도 그의 공이다.

신군부 핵심이었던 권정달 전 자유총연맹 총재의 아내인 그의 딸은 현재 CNN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일레이나 리, 아들은 이재영 새누리당 국회의원이다.

그는 빈곤과 질병 퇴치는 궁극적으로 ‘교육 증진’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 각국을 가 보면 10세 전후의 여아들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결혼하거나 인신매매당해 출산을 거듭합니다. 애가 애를 키워요. 삶이 계속 망가지는 악순환입니다. 이 고리를 끊으려면 오직 ‘교육’밖에 없습니다.”

그는 만국 공통어가 ‘음악’이라는 점을 감안해 관련 국제행사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오는 8월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2014년 세계합창심포지엄 및 합창제’를 유치하는 데 결정적으로 공헌했다.

“언어, 인종, 종교, 지역 등 모든 걸 떠나 하나 되는 것이 노래입니다. 너무 다르지만 결국 사람들이 모여 공감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지 않겠어요. 우리 기업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부분을 이런 국제행사에서 더 많이 찾았으면 합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