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수도권 1기 신도시 대표주자인 분당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교는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유일하게 입주 때보다 가격이 오르면서 한때 서울 강남권 대체 주거지역으로 주목받던 분당을 추월했다.

'3살 광교' 집값, '20살 분당' 넘었다
16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광교는 올 들어 5개월 연속 분당의 집값을 앞질렀다. 2011년 입주를 시작한 광교는 지난 1월 말 3.3㎡당 평균 아파트값이 1479만원을 기록, 분당(1468만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어 광교 아파트값 상승세가 계속되며 지난달 말 3.3㎡당 평균 아파트값이 1493만원으로 올라 분당(1491만원)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3년 전 입주 당시 광교의 3.3㎡당 아파트 평균가격은 1384만원이었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광교는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진 ‘경부선 라인’에 있는 데다 광교테크노밸리 등 자족 기능을 갖춘 게 장점”이라며 “신분당선 연장 등 대규모 개발 계획이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분당은 개발된 지 20년 가까이 지나면서 노후 아파트라는 이미지가 짙어졌다고 설명했다.

광교는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유일하게 가격이 오른 점도 눈길을 끈다. 김포한강·동탄1·판교·파주운정 등 2기 신도시는 대부분 입주 당시보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특히 강남 접근성이 뛰어난 판교는 아파트값이 2009년 입주 때보다 3.3㎡당 평균 420만원가량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동탄도 2007년 입주 시점보다 260만원 정도 떨어졌다.

‘천당 아래 분당’으로 불리며 1기 신도시를 대표하던 분당도 약세가 이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가라앉았던 데다 판교 등 2기 신도시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며 하락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최근 분당 아파트 매매가격(3.3㎡ 기준)은 2007년 2월 2070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평균 25%가량 내렸다. 임병철 부동산114 연구원은 “이달 들어 수직증축 리모델링 영향으로 분당 집값이 다소 올라 광교와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