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들이 12일 안성시 금수원에서 땅굴 수색을 위한 탐지봉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관들이 12일 안성시 금수원에서 땅굴 수색을 위한 탐지봉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비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핵심 측근을 12일 체포했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 일가의 계열사인 모래알디자인의 김모 이사(55·여)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긴급체포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김씨는 유 전 회장의 계열사 경영과 관련해 비서 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으며, 이르면 13일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씨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모래알디자인은 유 전 회장의 장녀 섬나씨(48)가 운영하는 업체다. 섬나씨는 모래알디자인을 운영하면서 다른 계열사로부터 허위 컨설팅비를 지급받는 등 492억원의 횡령 및 배임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유씨 일가의 횡령 및 배임에 어떤 식으로 관여했는지, 현재 유 전 회장의 소재를 알고 있는지 등을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과 경찰은 이날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돕고 있는 핵심 인물로 알려진 구원파 신도 ‘신엄마’(64)와 ‘김엄마’(59) 등을 검거하기 위해 40개 중대 경력 3600여명을 금수원에 투입해 이틀째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때문에 유 전 회장 또는 조력자들이 금수원 내 토굴이나 지하벙커 등 별도 은신처를 마련해 숨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변 야산 및 지하시설 탐지에 초점을 맞춰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지하시설 탐지에는 음향 장비 및 굴착형 장비가 투입됐으며 인력을 갖춘 민간업체도 동원됐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