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수원 앞 농성하는 신도들 > 검찰과 경찰이 압수수색 및 체포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 재진입한 11일 오후 구원파 신도들이 금수원 정문 앞에 모여 있다. 연합뉴스
< 금수원 앞 농성하는 신도들 > 검찰과 경찰이 압수수색 및 체포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 재진입한 11일 오후 구원파 신도들이 금수원 정문 앞에 모여 있다. 연합뉴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행방을 쫓고 있는 검찰과 경찰이 11일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본산인 금수원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검·경의 금수원 진입은 지난달 21일 처음 금수원에 진입한 이후 21일 만이다. 유씨 일가의 도피를 총괄한 핵심 조력자들을 체포하고, 세월호 참사 이후 사실상 ‘치외법권’ 지대였던 금수원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날 압수수색 결과 ‘두 엄마’ 등 핵심 조력자 검거는 실패했다.

검·경은 인력 일부를 금수원 내에 남겨 12일 오전 7시부터 수색을 재개하기로 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 검사)은 이날 오전 8시13분부터 40여개 기동중대 6000여명을 동원해 오후 늦게까지 금수원을 압수수색했다. 검·경은 탐지견까지 데리고 구원파 신도들이 예배를 보는 대강당 등을 세밀하게 수색했다. 일명 ‘유병언 스튜디오(사진작업실)’에 대해서는 DNA 채취 작업도 벌였다.

이날 압수수색에서는 임모(62), 김모(67), 박모(43), 정모(62), 최모씨(44) 등 신도 5명이 범인 은닉도피 혐의로 검거됐다. 이들은 유 전 회장에게 도주 차량과 도주로를 확보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저지한 신도 이모씨(57)도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하지만 검·경은 유 전 회장 도피를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진 ‘두 엄마’ 신모씨(64)와 김모씨(59)의 신병은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은 ‘두 엄마’가 도피자금 모금, 은신처 마련, 도피조 인력 배치, 수사 사항 파악 등을 구원파 신도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검거를 이날 금수원 재진입의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검·경은 ‘두 엄마’ 외에 이미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유 전 회장 도피의 핵심 조력자 5명의 소재 파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경은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도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최근 구원파의 전 핵심 신도로부터 “금수원과 금수원 인근에 있는 한국녹색회 건물 사이에 자리잡은 청경산에 비상탈출용 땅굴과 은신용 토굴이 있으며, 유씨 일가가 그곳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고위 관계자도 “금수원 인근에 토굴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지만 산 전체를 수색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검찰은 금수원 내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금수원을 사실상 폐쇄해 유씨 일가의 기반 자체를 뿌리 뽑겠다는 방침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프랑스 파리항소법원은 유 전 회장의 장녀 섬나씨(48)가 낸 보석신청을 이날 기각했다. 섬나씨는 지난달 28일 보석 신청이 기각되자 거물급 변호사인 파트릭 메조뇌브를 선임한 후 다시 보석신청을 냈다.

안성=오형주/정소람/홍선표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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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지 지난 6월 5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와 관련하여 유 전 회장이 정치적 망명이나 밀항을 시도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는 ‘엄마’는 결혼한 여성을 편하게 부르는 호칭이며, 신도들이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비호한 사실이 없고, 해당 교단에는 신도들의‘집단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혀왔습니다.

한편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신 모 씨가 유 전 회장의 개인비서로 재직하거나 한국제약 김혜경 대표가 유 전 회장의 재산을 관리해 온 사실이 없고, 유 전 회장이 정관계의 비호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