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 해양경찰청 경무관 이상 간부 중 경비함 함장 출신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침몰 사건에서 드러난 해경의 미흡한 초동조치와 더딘 수색작업이 지휘관의 현장 경험 부족에서 기인한 것 아니냐는 비난도 커지고 있다.

1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본청과 지방청 경무관급 이상 간부 14명 중 경비함 함장을 지낸 간부는 전혀 없다.

해군의 장성들이 대부분 함장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경무관은 경찰서장의 총경 계급보다 한 단계 높은 계급으로 경찰 내에서는 군(軍)의 장군과 다름없는 영향력을 행사한다.

해경 고위 간부의 현장 경험 부족은 해상 특수성에 맞는 원활한 임무 수행, 함정 승조원 지휘, 일사불란한 업무 처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경 지휘부에 함장 출신이 없는 것은 순경·경장 등 하위계급에서부터 함정근무를 하며 경험을 쌓지 않고 해경에 채용되는 순간부터 간부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김석균 청장 등 3명은 행정고시를 통과, 경정 특채로 채용됐다.

이용욱 국제협력관 등 2명은 박사 학위로 채용과 함께 경정 계급을 달았다.

최상환 차장 등 7명은 간부후보생 출신으로 채용과 함께 경위 이상 계급을 달았고 나머지 2명은 순경공채, 경사 특채로 해경에서 근무하게 됐다.

1천t급 이상 해경 경비함 함장은 경정 이상 계급이 맡고 있다.

해경이 보유한 303척의 경비함 중 5천t급 경비함 삼봉호의 함장만 유일하게 총경 계급이고 1천t급 이상 경비함 함장은 경정 계급이 맡고 있다.

해경 안팎에서는 항해술 등 해양과 관련한 전문지식과 풍부한 승선 경험을 갖춰야 하는 함장 업무 특성상 비간부 시절 승선경력을 웬만큼 쌓지 않고서는 함장직을 수행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론도 존재한다.

그러나 굳이 함장이 아니더라도 최소 2∼3년 경비함에서 근무하며 중국어선 나포, 독도·이어도 해역 경비 등 실전 경험을 쌓는다면 지휘 역량이 훨씬 강화될 것이라는 데는 이론이 거의 없다.

해경청은 이에 대해 "현재 지휘관들은 해양경찰서장을 1∼3차례 지내며 현장 경험을 충분히 쌓았다"며 "경비함 승선 경력이 없다고 지휘 능력이 떨어진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인천=연합뉴스)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