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남중국해 분쟁 外 실종기 문제도 논의될듯

아시아 4개국 순방길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6일 세 번째 방문국인 말레이시아에 도착, 2박 3일간의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말레이시아 언론은 이날 오후 오바마 대통령이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 국회의사당에서 압둘 할림 말레이시아 국왕와 나집 라작 총리의 환영을 받은 뒤 국립 궁전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7일 나집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경제문제와 남중국해 영토 분쟁 등 안보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방문은 1966년 린든 존슨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10월 발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맞춰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려다가 연방정부 부분 업무정지(셧다운) 사태로 취소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집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의 독자 외교노선 등으로 다소 멀어진 양국 관계를 복원하는 문제와 함께 TPP 추진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TPP와 관련해 구체적인 성과를 얻지 못함에 따라 동남아시아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말레이시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일간 '더스타'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미국은 이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기여 확대를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이번 방문을 양국 간 포괄적 동반자관계를 공식화하는 기회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나집 총리는 또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간 갈등을 빚는 남중국해 문제 등 안보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내다봤다.

또 실종 50일이 넘도록 기체와 탑승자 관련 단서가 발견되지 않은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370) 실종 사건도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국제인권단체 등이 요구한 야권 지도자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와의 만남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동행 중인 수전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그를 만날 예정이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말레이시아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 표명을 촉구하고 "이번 방문이 그가 자신의 선거운동과 집권 초기에 지지했던 이상을 실천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동남아시아 각국 청년지도자 100명이 참여하는 '타운홀 미팅'에서 미국 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설명하고, 국립 이슬람 사원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28일 말레이시아를 떠나 마지막 아시아 순방 국가인 필리핀을 방문한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이주영 특파원 scitech@yna.co.kr